(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2일 사실상 결과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초반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비방·폭로로 얼룩지며 ‘자폭 전당대회’라는 오점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당초 총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한 후보가 총선 출마를 결심하면서 당내에서는 흥행 참패 우려가 팽배했다. ‘한동훈 대세론’에 출마를 결심하는 당대표 후보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에 이어 원희룡 후보까지 참전을 선언하면서 전당대회 열기가 달아올랐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의 라인업이 구축됐다.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터지면서 당권을 둘러싼 비방전은 정점을 찍었다.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김 여사가 자신의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한 후보에게 문자로 전달했으나, 한 위원장이 이를 읽고도 무시했다는 것이다.
원 후보 등은 한 후보의 문자 무시가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이를 고리로 한 후보에게 총선 고의 패배 의혹까지 제기했다. 아울러 한 후보를 겨냥해 총선 비례대표 사천 의혹과 댓글팀 운영 의혹 등을 고리로 공세를 폈다. 김경율 회계사·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등과의 관계를 지적하며 색깔론을 거듭 내세우기도 했다.
급기야 양측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들과 지지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이후엔 한 후보가 나 후보를 향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부탁을 폭로하면서 또 한 차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한 후보는 지난 17일 토론 도중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발언 직후 당내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성토가 빗발쳤다.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등 영남을 비롯한 당심에 영향력이 큰 광역단체장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후보의 사과에도 여파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나·윤 후보는 ‘패스트트랙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과 이날 만찬 회동을 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붙은 경선을 뛰어넘는 ‘최악’ 평가를 받는 이번 7·23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은 최종 48.51%로 집계됐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보다 6.59%포인트(p) 낮은 수치다. ‘자폭 전대’에 실망한 당원들이 투표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일반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한다. 이날 밤 10시까지 진행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마무리되면 차기 지도부가 사실상 결정되는 셈이다. 최종 합산 득표율은 오는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당대표의 경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투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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