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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굳히기냐 결선 뒤집기냐…수도권·영남서 막판 당심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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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굳히기냐 결선 뒤집기냐…수도권·영남서 막판 당심공략
한동훈(왼쪽 사진부터)·나경원·윤상현·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0~21일 휴일을 이용해 지역 당원협의회 및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7·2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당 대표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최대 표밭인 수도권과 영남을 찾아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다. ‘자폭·자해 전당대회’라는 말이 나올 만큼 막말 비방과 폭로전으로 사생결단식 경쟁을 벌였던 당권 주자들은 투표 마지막 날까지도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떠들썩했던 당권 레이스에 비해 저조한 당원 투표율이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을 등에 업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 대표에 오를지, 아니면 결선투표에서 새로운 반전 드라마가 쓰일지 관심이 쏠린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이날 전대 마지막 현장 일정으로 전체 당원의 약 40%가 결집된 영남을 방문했다. 나 후보는 ‘시장이 잘돼야 나라가 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전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오후 대구 서문시장까지 장거리 유세를 통한 ‘민심 훑기’에 집중했다. 대구로 향한 원 후보도 동화사를 방문한 뒤 나 후보에 앞서 서문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도 유력 경쟁자인 한 후보에 대한 견제에 집중했다. 한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고 미래를 얘기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데 대해 나 후보는 “가해자가 강제로 화해하자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꼬집었고, 원 후보는 “현재 우리 당의 위기에 대한 명확한 극복 방향과 단합 방향 없이 이야기하는 미래는 우리가 아닌 자기만의 미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전대를 달군 핵심 쟁점인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부탁 폭로’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 등을 겨냥한 ‘보수 정체성’ 공세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이던 올 1월 패스트트랙 관련 사건의 당내 변호인단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해명한 데 대해 “본인이 한 잘못을 벗으려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깎아내렸다. 원 후보는 “특검을 시작으로 한 ‘대통령 흔들기’는 탄핵으로 임기를 중단시키려는 거대 야당의 음모”라며 “경험과 정체성, 동지 의식을 가진 지도부가 세워져야만 당의 분열과 당정의 충돌을 막고 거대 야당에 맞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는 비교적 조용하게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경기도 포천시‧가평군, 이천시에서 각각 당원 간담회를 가진 뒤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들의 선택이 당을 바꾸고 나라를 바꾼다”는 짤막한 메시지만 내놓았다. 윤상현 후보는 기존 일정 대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달 1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청문회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는 것으로 선거 행보를 끝마쳤다.

한편 이번 전대의 당원 투표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47.84%를 기록했다. 지난해 3·8 전대의 최종 투표율인 55.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후보들은 저마다 낮은 투표율을 두고 각기 다른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원 후보는 “당의 뿌리가 약한 ‘팬덤 현상’이 우리 당을 많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막상 당원들의 표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한 후보 견제에 나섰다. 나 후보는 “전당대회 연설회와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한 후보에 대한 막연한 환상, 기대가 많이 깨진 것 같다”며 “‘어대한’이 아니고 ‘그대나(그래도 대표는 나경원)’라고 하더라”고 자신했다. 윤 후보도 “투표율이 낮으면 ‘친윤(친윤석열)’계의 조직 표도 훨씬 더 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언더도그(열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응하지 않았다”며 한 후보의 단판승을 낙관했다.

한편 이날 한 후보를 제외한 나·원·윤 후보는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의원 10여 명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을 주최한 나 후보는 회동 배경에 대해 “마음을 다친 분들끼리 밥 한 그릇 먹는다”며 에둘러 한 후보를 비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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