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 이사회 의장들을 불러 모아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쓴소리를 내놓았다.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을 위한 은행의 개선 노력이 늦고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것.
금감원은 12일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을 위한 회의에 들어가면서 은행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 부원장은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과 관련 “올해 1분기 중 각 은행의 이행계획을 제출받았다”며 “대부분의 은행이 전반적으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이행계획을 수립·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항목의 경우 이행 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아직도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모범관행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절차나 이사회 구성·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은행권 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경영승계절차 등 30개 핵심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됐으며, 지난 3월 각 금융지주 및 은행들로부터 이행 계획서를 제출받아 점검했다.
점검결과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거나 CEO 자격 평가 검증 기간이 짧고, 평가검증의 다양성·객관성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원장은 “하반기 정기검사부터 경영실태평가 등을 통해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점검하는 등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서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해 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금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 부원장은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은행의 위험관리 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해 달라”면서 “이사회에서 내부통제 및 건강한 리스크 문화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 이사회 의장들은 감독당국의 당부에 은행권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 및 리스크 문화 조성하고, 바람직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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