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개시됐다. 의료 공백 사태가 지속됐던 수련병원들은 이탈 전공의를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 충원 계획이었지만, 의대 교수들이 반발하면서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22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 이달 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수련병원 151곳 중 110개 병원은 정부 요청에 따라 사직 처리결과를 제출했고, 전체 전공의 1만4531명 중 7648명(56.5%)을 사직 및 임용 포기 처리했다. 하반기 충원 계획으로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보다 많은 7707명을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수련병원 충원 계획과 달리 의대 교수들은 사실상 교육 거부 등 ‘보이콧’을 선언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 병원 일부 교수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이들을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사직)전공의를 위한 자리”라며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돌아오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 역시 “하반기에 입사한 전공의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면서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걸 예방하기 위해 의사를 밝힌다”는 성명을 냈다.
성균관대의대 교수 비대위도 “전공의와 의대생 입장을 여전히 존중하고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한 후 의정 협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접수한다. 현재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9∼11월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국시 실기와 이듬해 1월 필기에 모두 합격해야 하지만, 당장 의대 본과 4학년 대부분이 국시 실기 응시를 거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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