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향후 시장 참가자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가 추진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열 확장에 한 발 짝 다가 선 모양새다.
22일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에서 발표한 ‘BoK 경제연구 :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의 불일치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는 통화정책 효과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는 시장참가자(전문가) 간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산포도를 뜻한다.
향후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전통적 파급경로를 통한 통화정책 효과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신호경로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고 한은은 해석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향후 경제가 탄탄할 것이라는 신호로 민간 경제 주체들이 받아들이는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오히려 상승하게 된다는 의미다.
심세리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시장참가자와 목표 물가를 타깃팅하고 있다는 지속적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말부터 시행해 온 포워드 가이던스 등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불일치 상태에 있을 확률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작한 2022년 말부터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1에 가까웠던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불일치일 확률은 0.3까지 떨어졌다.
곽보름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행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포워드 가이든스의 직접적 효과를 연구하진 않았다”며 “포워드 가이던스의 직접적인 효과는 현재로선 연구 범위를 벗어나는 주제이기 때문에 향후 연구를 통해서 이 부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오랜 기간 시행해 온 해외 연구에서 퍼블릭과 통화정책에 대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느냐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제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전망을 익명으로 투표해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가 대표적이다. 한은은 이 총재 취임 후 2022년 10월부터 3개월 시계로 기준금리 전망치를 내놓는 한국형 점도표를 도입해 실험 중이며 최근에는 시계를 6개월, 1년 등으로 확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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