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51)이 2014년부터 9년간 수행해 온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직을 최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한겨레21에 따르면 정우성은 지난 3일 UNHCR 친선대사직을 내려놨다. 그는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UNHCR 한국 대표부와 제 이미지가 너무 달라붙어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됐다”며 “기구와 나에게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져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등 다른 의미들을 얹으려 해 나와 기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우성은 지난 2014년 UNHCR 명예 사절로 난민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9년간 활동하며 남수단·레바논·로힝야·베네수엘라·폴란드 등 주요 난민이 발생했던 국가나 지역을 방문해 난민을 도왔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는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난민과 함께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반대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19년 난민 관련 활동 5년의 기록을 담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정우성은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해마다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를 다니고, 난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한국 사회에 막연했던 난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뚜렷해진 것 같다”면서도 “그 영향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이었는지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난민 문제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난민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지를 볼 수 있고 나아가 평화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우성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시 배우로 돌아가서 배우로 존재할 것”이라며 “친선대사를 그만두지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 문제나 나눠야 할 이야기가 아직 많다. 더 관심 갖고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차기 UNHCR 친선대사 후임자에 관한 질문에는 “잘 찾길 바란다.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일정이 녹록한 일은 아니지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젊은이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저와 같은 이해를 가진 누군가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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