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정영훈 순환기내과 교수와 권오성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혈액의 ‘응고 강도’가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의 질환 재발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까지의 스텐트 시술(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PCI)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표준치료는 이제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 및 ADP P2Y12 수용체 억제제 동시 사용)으로,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통해 혈전 생성을 억제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장기적인 이제항혈소판요법은 관상동맥질환 재발 예방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위중한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ADP 수용체 억제제는 약제에 따라 항혈소판 억제력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등도 억제제(클로피도그렐 등)에 비해 강력한 억제제(프라수그렐 및 티카그렐러)의 사용은 급성기에는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 시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전적으로 동맥 혈전은 ‘혈소판 활성도’에 의해서, 정맥 혈전은 ‘응고 강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여겨져 왔다. 최근에는 영향에 차이는 있어도 다양한 질환에서 혈전 발생에 두 가지 요소가 다 중요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가령 심방세동 환자의 혈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 중 항응고제 리바록사반을 아스피린과 병용 사용하는 경우, 아스피린 단독 사용에 비해 혈전 발생을 24% 감소시켰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학계의 흐름에 따라, 정영훈·권오성 교수 연구팀은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 251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중재술 직전에 모든 환자에서 ‘혈소판 활성도(PRU)’ 및 ‘응고 강도(TEG 검사)’를 측정했고, 중재술 후 4년간의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혈액의 ‘응고 강도’가 관상동맥질환 재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이 위험인자가 항혈소판제에 의한 재발 예후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높은 ‘응고 강도’ 및 높은 ‘혈소판 활성도’를 동시에 가진 경우, 4년 동안의 재발율 및 발생 위험이 각각 46%, 66%가 증가했다. 정상 ‘응고 강도’를 가진 경우 ‘혈소판 활성도’ 척도에 따라서 출혈 위험이 3.1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이후 재발 발생에 있어서 두가지 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영훈 교수는 “응고 강도는 동맥경화증의 진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맥혈전증 발생에도 혈소판 및 염증과 함께 중요한 견인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혈전 탄성도 검사(TEG)를 통해 측정한 ‘응고 강도’가 고위험군에서 중요한 예후인자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유럽심장학회지 2024년 7월호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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