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에 참석할 예정이다.
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3대 에어쇼로 꼽히는 판버러 에어쇼는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항공업계 신종 기재는 물론 미래 항공 산업의 첨단 기술과 사업 비전 등이 공개되면서 각 국가 대표 기업들의 세일즈 장으로도 활용된다.
조 회장이 그동안 주요 에어쇼에 활발히 참여하며 대규모 계약 체결을 이끌어낸 만큼 이번 방문에서도 대규모 신규 발주가 기대된다. 그는 2009년 아버지인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파리 에어쇼에 참석해 프랫앤드휘트니사와 엔진 14대에 대한 구매계약을 맺으며 ‘조원태 시대’가 열렸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룹 총수에 오른 뒤인 2019년에는 파리 에어쇼에서 11조5000억원 규모의 보잉 B787-10을 직접 주문하는 메가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는 미국 보잉사와 신규 항공기 30대 구매를 위한 계약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지난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새 항공기 30대 주문 기종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항공기 도입에 대한 표면적인 명분은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노후 기체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국 대표 항공사인 보잉사에 대규모 발주를 함으로써 합병 승인에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평가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조 회장은 에어쇼를 마친 뒤 대한항공 런던지점 관계자들도 만나 유럽 노선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영국 버진애틀랜틱에 아시아나항공 주 7개 슬롯을 모두 넘겨주는 조건으로 영국 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어냈다. 조 회장과 현지 실무자들은 대한항공 보유분인 주 10개 슬롯을 통한 경쟁력 마련 방안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 노선 운항편에 대한 재조정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경쟁당국(EC)의 시정안에 따라 로마·파리·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노선을 티웨이항공으로 이관하면서 유럽 노선 운항편이 줄어들었다. 유럽 각지를 오가는 노선은 2019년 기준 대한항공 여객사업 매출 가운데 19% 비중을 차지하며 수익성이 좋은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는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유럽 노선을 다시 늘리기 위해 폴란드 등 신규 취항지 물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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