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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의 경우 과거에는 손해배상 금액 규모나 그에 대한 처벌 정도가 크지 않은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로 사회 전반에서 경각심이 커져 손해배상 금액 인정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권오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영업비밀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높아졌지만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관리하는 데 대한 투자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고, 특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직무발명보상에 대한 인식의 괴리도 있어 보인다”며 “이런 원인으로 법원을 찾는 사건이 과거보다 증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인 권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전속부장연구관 형사조 총괄연구관을 역임하고 서울중앙지법 지식재산권 전담부 부장판사 등을 지내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영업비밀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을 많이 맡았다. 그는 기술 유출이나 영업비밀 침해 사건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갈수록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그마한 기술이나 지적재산권 차이로도 소비자들의 선택 여부가 달라지고 그로 인한 영업이익의 차이가 막대한 규모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분쟁도 권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이 재판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이 크지만 보툴리눔톡스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만 10곳이 될 정도로 기술 유출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권 변호사는 당시 기술 유출 혐의를 받는 대웅제약에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메디톡스에 손해 배상금 4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이밖에 치킨 업계 ‘공룡’인 제너시스 BBQ와 bhc의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소송이나 LG생활건강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 행위 금지 등 대형 기업 간 분쟁 등과 관련해 “과거에는 시장 내에서 싸우던 기업들이 이제는 법정 안으로 들어와 다투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지식재산과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다룬 경험에 의하면 요즘 점점 복잡해지고 전문화돼 가는 분쟁에 대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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