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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서울대 강연에서 “전동화는 예정된 미래로, 그 여정에서 핵심은 배터리 성능 개선”이라면서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SK온은 전기차 캐즘 현상에 따라 투자 속도 조절을 하면서도 기술개발(R&D)만큼은 전 부문에 대한 인재를 상시 채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뿐 아니라 기술 면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이 기간 기술 투자에 뒤처지면 주도권 잡기가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특히 SK온은 최근 그룹 차원 리밸런싱의 중심에 서면서 수익성과 유동성에서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돼 보다 안정적인 투자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석희 CEO 역시 서울대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SK온이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23일 SK온에 따르면 이 CEO는 전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를 방문해 ‘Envisioned Future, Together We Move Forward'(예정된 미래, 함께 나아가자)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강연에는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 강기석 이차전지혁신연구소장 등 교수진과 석·박사 과정생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CEO는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과 연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제가 여기에 온 것”이라면서 “SK온은 대규모 수주와 적극적인 증설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수요 증가 둔화로 투자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SK온은 R&D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최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및 SK E&S의 합병, SK온을 포함한 3개 자회사들의 합병 등 일련의 리밸런싱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도 해당 작업이 신용 위험 완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유동성 확보는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투자 부담에 자금 조달과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였지만 이번 합병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나 SK엔텀 합병으로 자체 이익을 창출하는 그림을 만들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SK온의 지난 2개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가 마이너스 335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 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합병을 통해 흑자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기적 개선보다는 이차전지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력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 수준이 신용도 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SK온의 차입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844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투자를 지속할 자금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온이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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