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규모 횡령·배임으로 파문에 휩싸였던 신풍제약의 전 임원이 항소심에서 감형된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같은 사건으로 기소돼 오는 9월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는 신풍제약 오너 2세 장원준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징역 5년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장원준 전 대표 항소심은 9월
신풍제약은 지난 22일 ‘횡령·배임 사실 확인’ 공시를 통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임원 노모 씨의 항소심 결과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노 전 전무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던 1심에 비해 대폭 감형된 판결이다.
노 전 전무는 신풍제약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 및 그의 장남인 장원준 전 대표와 공모해 2011년 4월부터 6년 4개월에 걸쳐 9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의약품 원재료 납품업체와 가공거래 후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및 공시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 비해 감형된 판결을 내린 항소심 재판부는 “횡령 금액 규모나 피해 회사인 신풍제약이 입은 유·무형 피해 정도, 지위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고 장용택 회장의 이익을 위해 그의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그 이익이 그의 일가에 귀속됐다”고 밝혔다. 또한 노 전 전무에게 별도의 처분 권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신풍제약이 노 전 전무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란 무거운 처벌을 받았던 노 전 전무가 이처럼 항소심에서 크게 감형되면서 이제 관심은 신풍제약 오너 2세 장원준 전 대표로 쏠린다.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오는 9월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장원준 전 대표가 노 전 전무와 같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면하는 등 감형되더라도 향후 경영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0대에 대표 자리에 오르며 2세 시대를 열어젖힌 바 있는 장원준 전 대표는 2011년 리베이트 및 분식회계로 한 차례 파문을 일으키고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로 물러난데 이어 이번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또 다시 불미스런 발자국을 남겼다. 감형되더라도 취업제한 등 사법적 제한이 남아있는데다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른 만큼 경영 복귀의 명분을 찾기 어렵다.
한편, 신풍제약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적자 규모가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143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022년 34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73억원까지 불어났다. 또한 올해도 1분기부터 적자로 출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지만, 오너 2세가 얽힌 비자금 사건의 후폭풍이 이어지며 뒤숭숭하기만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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