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파리 대회 와보겠어요?”라는 낭만을 따라온 한국 자원봉사자들이 파리 올림픽을 맞이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세연(23) 씨는 영국 런던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보내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로 넘어왔다.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21일 파리에서 ‘서비스 이벤트 팀’ 소속으로 첫 교육을 받았다. 그는 대회 기간 동안 ‘나폴레옹 묘역’으로 유명한 레쟁발리드에 배치된다. 이곳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묘역이 있는 명소로, 군사 박물관을 겸하는 역사적 건축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레쟁발리드의 녹지 공간에서는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김씨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김제덕 선수의 팬이라 망설임 없이 양궁을 선택했다. 김씨가 막 교육을 이수할 때, 김제덕을 포함한 한국 양궁 대표팀이 레쟁발리드에서 훈련 중이었다. 김씨는 선수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점 외에도 레쟁발리드의 아름다운 정원과 센강의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점을 파리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숨어있는 복지’라고 표현했다.
파리 올림픽의 개회식은 오는 2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개회식은 과거 대회와 다르게,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상 행진을 하며 진행된다. 160여 척의 배가 파리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km를 이동한다. 센강 주변이 관중석이 되어 최소 60만 명의 관중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구미 출신의 김씨는 “떠나기 전에 아버지께 파리로 가도 되는지 여쭤봤다. 아버지께서는 ‘네 인생에 언제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해보겠냐’며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니 아직은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한편, 박재아(27)씨는 파리 북부 근교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일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육상 경기가 열리며,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인 높이뛰기의 우상혁 선수가 출전한다. 박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우상혁 선수를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에게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프랑스의 일상에 연착륙할 기회로 다가왔다.
자원봉사자들은 파리 올림픽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도 알고 있다. 센강 수질 문제 등이 그중 하나로, 개회식 장소인 센강에서는 트라이애슬론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도 열린다. 그러나 선수들이 들어갈 수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씨는 “직접 보니 센강 수질이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개회식도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많다”면서도 “한국 사람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더 반가울 것 같다.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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