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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매년 10만 가구씩 ‘뚝뚝’…착공 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부동산시장 3대 절벽이 온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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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부동산 시장이 3개의 절벽을 마주하게 됐다. 신규 주택 공급 태부족이 예고돼 있고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은 씨가 마르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양가에 ‘저렴한 새 집’은 점점 찾기가 힘들다.

새 집과 임차 주택이 크게 줄면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돼 ‘패닉바잉’을 부추길 수 있다. 불안 심리가 촉발한 거주지 확보 경쟁은 부동산 시장 과열, 주거비 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높은 분양가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새 집을 확보한다는 아파트 청약의 취지 자체를 무력하게 만든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5만4763가구로 추산된다. 앞선 10년 평균인 34만9575가구보다 1.5% 많은 물량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물량이 크게 감소한다.

내년 전국 입주물량은 24만6362가구, 2026년은 14만6558가구다. 앞선 10년과 비교해 각각 29.5%, 58.1% 줄어든 수치다.

서울은 올해부터 물량이 쪼그라든다. 평소 3만5000가구 정도가 입주했는데 올해와 내년은 2만4000~2만5000가구 수준이다. 2026년은 3594가구다.

부동산R114의 집계 방식이 입주자모집공고를 기준으로 해 30가구 미만 단지, 아직 모집 공고가 나지 않은 후분양 단지가 제외되는데 이런 곳을 포함해도 2026년 입주물량은 1만 가구를 밑돌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1만2000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완료되면 뚜렷한 공급원이 없어 연간 1만 가구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소 11만2500가구가량이 입주했던 경기도는 올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6만6000가구, 5만 가구 정도로 줄어든다. 인천은 올해와 내년 평소보다 21.8%, 12.1% 많은 2만7000가구, 2만5000가구 정도가 입주하지만 2026년에는 34.7% 적은 1만4500가구 수준으로 축소된다.

수도권 이외 지역도 내년부터는 입주물량이 줄어든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2025년 12만9886각, 7만7857가구로 앞선 10년보다 각각 27.9%, 56.8%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착공 실적도 부진하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착공 실적을 보면 올해 1~5월 주택착공 건수는 10만6537건으로 2018~2022년 평균 17만9181건보다 40% 이상 적다. 국토부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2~2024년까지 인허가 기준 101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세웠지만, 실적은 51만3000가구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통상 인허가 3~5년 후, 착공 2~3년 뒤에 입주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공급이 크게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속도 등에 따라 2027년부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으나 지금 착공해도 2026년에는 입주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때까지는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급하게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재 시장에 쌓인 아파트 매물이 해소되면 집값 오름세가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뒤로 미루는 것도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전세 물량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3만5000건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현재 2만7400여 건으로 21.2% 감소했다. 인천은 36%, 경기는 21% 이상 줄었다.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1267만6000원으로 한 달 만에 8.3% 상승했다. 1년 전보다는 31% 오른 금액이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각각 4.2%, 19.6% 오른 818만7000원을 기록했다.

분양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보니 작년 하반기~올해 초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 났던 수도권 단지가 최근 완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트리우스 광명은 전용면적 84㎡ 기준 11억5380만 원의 높은 분양가 탓에 미분양 물량이 100건 이상이었는데 최근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앞서 전용면적 84㎡를 최고 12억3500만 원에 분양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도 최근 완판됐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일원에 분양한 ‘매교역 팰루시드’가 완판됐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최고가 기준 12억 원대에 이르는 고분양가로 대거 미분양이 나온 곳이다. 용인, 파주 등에서도 미분양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

높아진 원자잿값과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낮아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가뜩이나 비싼 분양가가 더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싼값에 새집을 살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반적인 건설 원가 및 인건비 상승, 규제지역 해제 등이 겹치면서 과거보다 분양가의 인상 속도가 높아졌다”며 “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집을 분양받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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