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5~19일 서울·인천·경기도는 237.5㎜ 대전·세종·충청남도는 121.9㎜ 등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각각 평년 동기 대비 253%와 174% 증가한 수준이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는데 평년 장마 강수량을 넘어선 곳도 있다.
좁은 지역에 시간당 100㎜ 넘는 장대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나타나면서 피해를 키우는 양상이다. 농작물 피해도 확대되면서 물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호우로 침수된 경작지는 1만2109㏊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19일 기준 적상추(100g)와 깻잎(100g) 소매 가격은 1602원과 2550원으로 평년보다 각각 32%와 28% 올랐다. 시금치(100g) 가격도 1675원으로 18% 뛰었다.
특히 과일과 과채류(수박 등 열매를 먹는 채소) 가격 추이에 이목이 집중된다. 매해 한 차례 수확하고 날씨 변화에도 예민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쉽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호우로 수박 경작지 피해가 192.4㏊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수박 주산지인 충남 논산·부여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주부터 내린 많은 비로 전체 하우스 재배 산지 중 60~70% 이상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논산·부여는 전국 수박 하우스 물량 중 70%를 공급한다. 당장 유통업체에 공급되는 물량이 줄기 시작했다.
날씨는 맛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수박은 비가 적고 일조량이 많아야 맛도 좋고 빨리 자라는데 최근 기후는 강우량 많고 일조량이 적어 농가의 시름이 깊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장마가 끝나면 8월 태풍이 예고돼 있고 이후에는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다. 지난해 작황 악화로 수박 한 통당 가격이 4만~5만원까지 치솟았던 이른바 수박 대란이 올해도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수박, 복숭아 등 여름철 과일과 과채류 가격 급등은 소비자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호우로 인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박 주산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맞지만 전국 상황을 고려하면 공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수박은 강원도 양구, 상추는 경기도 이천 등 호우 피해가 덜한 지역의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조기 출하하면서 공급량을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