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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복귀 1년, 왕의 귀환인가 후계구도 마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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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7년 10월 충북 청주 출생 / 1990년 건국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 1986~19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 1992~1999년 대우자동차 상임고문 / 2002~2021년 셀트리온그룹 회장 / 2021~2023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 2023년~ 셀트리온그룹 회장

△ 1957년 10월 충북 청주 출생 / 1990년 건국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 1986~19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 1992~1999년 대우자동차 상임고문 / 2002~2021년 셀트리온그룹 회장 / 2021~2023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 2023년~ 셀트리온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서정진닫기

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세는 나이로 65세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1957년생에게 세는 나이로 65세 되는 해가 2021년이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는지 2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3월 셀트리온 정기 주총을 거쳐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했다. 오너로서 책임감 있게 판단하고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태풍이 지나가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왕의 귀한’까지는 아니겠지만 서 회장 복귀를 의미심장하게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달랑 5000만원만 갖고 세운 셀트리온을 22년 만에 시가총액 41조원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람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안정적 후계 구도를 만들기 위한 포석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서정신 회장은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 나와 “내 나이가 좀 있으면 70인데 결국은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나한테 남은 선택은 딱 하나다.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을 한 그루 나무에 빗대 말했다. 크고 튼튼한 나무로 키워서 직원들이 나무 그늘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고 더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7년을 더 움직일 수 있다면 셀트리온을 글로벌 10위권 안에 올려놓고 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빅파마 도전장

서정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통합’이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 셀트리온, 판매유통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의약품 개발사 셀트리온제약을 하나로 통합해 글로벌 종합제약회사로 만드는 일이었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마쳤다. 이르면 연내 셀트리온제약까지 합병을 완료하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게 된다.

3사 합병 시나리오는 서 회장이 진작부터 구상해온 계획이었다.

그는 지난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바이오, 케미컬(합성의약품), 연구개발(R&D) 기능이 다른 세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프로세스를 만들겠다”며 셀트리온 3사 합병 의지를 밝혔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21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합병을 마무리해 빠른 시간 내 매출과 이익을 대폭 늘리는 한편 인류 건강에 대한 궁극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통합 셀트리온 2024년 매출 목표로 3조5000억원을,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통합한 후 첫 분기인 올 1분기 셀트리온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33% 증가한 737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였다.

다만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재고 합산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무형자산 상각 등 합병 관련 요인이 반영되면서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1824억원에서 154억원으로, 순이익은 1671억원에서 5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올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7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11억원, 54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15%와 63.95% 감소한 수치다.

셀트리온 성장세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에 따른 일시적 원가율 상승과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 영향은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할 전망”이라며 “짐페트라와 더불어 스텔라라, 졸레어, 아일리아 등 신제품 매출이 본격 발생하면서 상저하고 실적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제약까지 합병을 완료하고 존속법인 셀트리온을 지배하게 될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10월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회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서 회장은 장남인 셀트리온 경영총괄 서진석 대표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3사 합병을 완료한 뒤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하고, 100조원 이상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2030년 현재 매출 대비 최소 5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시밀러·신약 승부수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힘을 준다. 자체 개발과 라이선싱을 통해 신약 기여도를 40%까지 끌어올리고, 바이오시밀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제형 및 용법·용량을 변경해 차별화한다.

현재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인플릭시맙 성분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유일한 제품인 ‘짐펜트라’를 그룹 캐시카우로 성장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짐펜트라 출시 2년 차가 되는 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한다.

앞서 셀트리온은 램시마SC(제품명)를 유럽에 출시해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와 시너지를 내며 지난해 4분기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74% 점유율을 기록했다. 램시마는 지난해 1조원, 램시마SC는 3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3월 미국에 선보인 짐펜트라를 서 회장이 직접 현지에서 진두지휘하며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짐펜트라는 출시 한 달 만에 미국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와 처방집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주요 PBM과 계약 협상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짐펜트라가 타깃으로 하는 의료기관 2700여곳 중 30%에 달하는 810곳에서 처방이 확정되거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짐펜트라의 적응증을 추가해 타깃 시장도 확대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짐펜트라의 류마티스 관절염(RA)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완료했다.

현재 염증성 장질환(IBD) 적응증에 처방되는 짐펜트라가 RA 적응증까지 확보하면 잠재적인 타깃 시장은 약 408억928만 달러(약 56조3454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집중한다.

현재 9개 제품에 대한 허가가 완료된 상태다. 내년까지 11개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하고 2030년에는 총 22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유럽에서 알레르기성 천식, 만성 비부비동염 등 치료제인 옴리클로(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안과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오리지널 의약품 아일리아)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오리지널 의약품 스텔라라)의 품목허가를 잇따라 획득했다.

이들 바이오시밀러 제품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은 2023년 기준 △졸레어 5조원 △아일리아 12조1680억원 △스텔라라 26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RA 치료제 악템라(CT-P47)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CT-P41)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전 세계 매출(32조5143억원) 1위 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신청한 상태다.

서 회장은 서른 살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안 망하는 회사를 다니겠죠. 편하게 사는 방법을 찾겠죠. 지금 와서 후회는 없어요. 근데 후배들한테 이 길을 가라고 하는 이유는 딱 하나에요. 누군가는 이 길을 가야지 한 나라의 산업이 일어날 거 아니에요. 그래야 한 나라의 경제가 일어설 거 아닙니까. 누군가는 가야 할 길입니다. 젊었을 때 도전해 보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는 나도 최선을 다했다고 툭툭 손 털고 쉴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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