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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지면서 다음 투자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향후 삼성전자가 인수할 기업 후보군 역시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영역으로 추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인수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 산하 삼성리서치(SR) 주도로 이뤄진 첫 M&A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한 개인화 AI 기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모바일 제품을 우선으로 TV와 가전 등 온디바이스 AI가 필요한 기기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목표다. 지식 그래프는 관련 있는 정보를 서로 연결된 그래프 형태로 표현해 주는 기술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결해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한다.
이번 인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마띠유 아포테커(Mathieu Apotheker)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기획팀 상무는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OST 인수는 완전히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결정”이라며 “OST의 지식 그래프로 (삼성전자) 기기와의 상호작용이 더욱 강력하고, 개인적이며 맥락에 맞게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성장동력인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관련 기업 투자가 이어졌다. 지난 5월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메디슨은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프랑스 AI 개발 스타트업 ‘소니오'(Sonio)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전략적 투자자 중 한 곳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7년째 잠잠했던 삼성전자의 M&A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빅딜’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지난 2017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나 CES 전시회 등 공식 석상에서 M&A 가능성을 언급해온 만큼 이번 인수·투자를 시작으로 빅딜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 1월 CES에서 “삼성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대형 M&A에 대한 계획은 올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에도 “DA(생활가전), VD(영상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의료기기 사업부 등도 M&A를 하려고 많이 보고 있다”며 “(스타트업 인수나 투자와 달리) 큰 M&A의 경우 상대방과 거래 조건 조율 등으로 단시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M&A 빅딜 후보로는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로봇, 통신 관련 업체가 거론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독일 콘티넨탈의 전장사업 부문(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이나 상당 부분 지분을 갖고 있는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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