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치러지는 결선투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대표 후보가 공개한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이슈가 막판 쟁점으로 돌출하며 판세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한 후보의 ‘1차 투표 과반 득표’가 가능할지를 두고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에 나 후보를 포함해 전·현직 의원, 당협위원장, 보좌진 등 20여명이 5년 가까이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한 후보의 발언이 이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반감이 ‘조직표’를 움직여 당원 투표가 80%가 반영되는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한 후보가 탄탄한 ‘팬덤’을 가진 만큼 당원들의 실제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수십만명 규모의 투표에선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관측도 있다.
투표율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틀간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보다 낮은 40.47%를 기록했다.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조직표’ 희석 효과가 커져 한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투표율은 저조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라 투표하지 않은 분들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과반 득표에는 영향이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나 후보와 원희룡 후보 측은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의 여파로 투표율이 예상보다 다소 낮았다고 분석하며 결선 투표로 이어져 역전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나 후보 측은 통화에서 “많은 당원이 한 후보에게 실망한 것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진 것”이라고, 원 후보 측은 “한 후보의 연대 의식 부족을 느낀 당원들의 투표 불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선투표가 치러진다면 한 후보에게 협공을 가했던 나 후보와 원 후보의 자연스러운 연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진영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지금보다 더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당내에서는 벌써 전당대회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 제안과 공소 취소 부탁 폭로로 날 선 공방을 벌인 후보들이 전당대회 이후 ‘원팀’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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