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정책이슈’는 정부 및 지자체 정책을 콕 집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년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생각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이 코너를 통해 정치와 지자체 정책사업을 상세히 설명해 정책을 몰라서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돕고자 합니다. |
저출생 타파에 고심이 깊은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30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부정적입니다. 결혼을 꺼리는 30대 초중반 청년세대 미혼율은 20년 전보다 3배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요.
많은 청년이 ‘결혼 자금 부족’을 결혼 기피 이유로 꼽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첫 관문인 결혼식부터 바가지요금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이같은 부정적 인식을 더하고 있죠. ‘여기 정책이슈’ 이번 편에서는 웨딩플레이션(결혼·물가 상승 합성어)으로 고민하는 이들을 대신해 ‘무료’로 공공 결혼식장을 빌릴 수 있는 ‘서울 마이웨딩’ 사업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가 예식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는 공공예식장을 대관료 없이 무료로 빌릴 수 있습니다. 기존 공공예식장 24곳 중 22곳이 많게는 120만원의 대관료를 부담해야 했던 만큼, 예비부부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시는 결혼식 1건당 최대 100만원 이내의 비품운영비(의자, 테이블 등)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공공예식장 비품비가 평균 165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40%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 공공예식장은 예식 공간으로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추가돼 신청·예약이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대관료는 저렴해도 비용을 추가하다 보면 일반 예식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에 시는 기존 공공예식장 중 비인기 장소는 지정을 취소하고 △마곡광장 △세종문화회관(예인마당) △서울역사박물관 등 예비부부가 선호하는 야외공간 8곳을 새롭게 개방했습니다.
누리집 ‘서울 마이웨딩’에서 서울시 주요 시설을 활용한 결혼식의 콘셉트와 장소, 예약 가능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식 콘셉트는 △에코그린(공원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적인 결혼식, 총 11곳) △아트컬처(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곳에서 문화·예술적 결혼식, 총 11곳) △별빛달빛(금요일 저녁 별빛달빛 아래 낭만적인 결혼식, 총 2개소) △별도운영(기관별 자체 운영 예식, 총 4개) 등입니다.
이처럼 시가 예식 공간 개선과 지원에 나서는 것은 예비부부의 결혼식장 예약난과 고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함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3년(2021년 4월~2024년 3월)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웨딩업 관련 민원이 101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3월 불만 민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권익위에 접수된 민원은 예식장 계약·이용과 결혼 준비 대행업(웨딩컨설팅) 계약·설계,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계약, 결혼식 사진·영상 촬영 등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일어난 것들이었습니다. ‘바가지요금’ 등 결혼 준비 비용 상승 부담을 호소하는 민원이 다수였습니다.
시는 결혼식 상담센터에 상담직원 외 전담요원을 배치해 초기상담부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도 예비부부들이 저렴하면서도 개성 담긴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세종호수공원 등 다양한 공간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기존 91곳에서 48곳이 늘어 총 139개 공공시설에서 결혼식 진행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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