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후 행동에 대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오기에 충분했다”며 호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후보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전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로 일어나 성조기 아래 주먹을 치켜든 모습은 내 평생 본 것 중 가장 끝내주는(badass) 광경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왜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보여줬다”며 “그런 저항 정신을 보며 감동하지 않을 미국인은 없을 것이다. 영감이 넘쳤고 호소력 있었다”고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중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대선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잘 알려져있다. 앞서 메타는 2021년 1월 미 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을 정지시켰다. 이후 계정은 일부 복구됐지만, 트럼프는 메타에 “용서 않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또 소셜미디어에 “당선되면 선거 사기꾼들(페이스북)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적었다. 저커버그 CEO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랬던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호평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저커버그 CEO의 발언이 ‘실리콘밸리 표심’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가 속한 캘리포니아주(州)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지만, 최근 실리콘밸리 ’큰손’들이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는 등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反테크업계’ 기조가 이들의 표심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 직후 ‘트럼프 공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벤처캐피털(VC)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 스페이스X 등을 키우며 ‘거물’로 꼽힌 이들은 지난 2016년 대선 때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 지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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