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22일 영장 실질심사 진행 예정
카카오 측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용인 안 해”
“구속 시 사회적 파장…법원, 심사 엄격히 할 것”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하면서 카카오 내부 분위기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22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관련자 진술이나 보고 내용이 쟁점이 될 전망인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1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범죄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처”라며 영장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9일 검찰은 김 위원장을 불러 20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올리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에 나서자, 김 위원장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카카오는 검찰의 영장 청구 당일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바로 다음 날 열린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불법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서울남부지법에서 22일 열릴 예정이다. 대기업 총수가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되면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재계와 법조계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판사 출신 서초동 한 변호사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법원이 다른 사건보다 엄격히 심사하고 조심스러워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규모로 굵직하고 중요한 사건들은 검찰 쪽에서 조사를 대부분 마친 뒤 마지막에 당사자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소환 조사 8일 만에 영장을 청구한 것이 이례적인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관련자들 진술이나 보고 내용이 가장 쟁점이 될 것 같다”며 “만약 김 위원장이 SM 주식 매수 안건을 보고 받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면 그건 묵시적 동의로도 볼 수 있지 않나. 물적 증거는 남기지 않았을 테니, 당시 보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도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범죄사실이 충분히 소명됐는지가 중요한데, 김 위원장이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실제로 주가를 조작하라고 지시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검찰이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관전 요소”라며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면 끝까지 가보겠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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