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투명하지 못한 과정으로 홍명보 선임
홍명보 감독도 뚜렷한 명분 없이 자신의 말 뒤집어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신임 감독을 향한 축구팬들의 십자포화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당초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축구협회는 갑작스레 국내파로 선회했고 홍명보 감독이 낙점됐다. 과정은 불투명했고 공정하지 않았다.
올 초부터 하마평에 올랐던 홍명보 감독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신이 맡고 있던 울산HD를 떠날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최종 선택은 A대표팀 감독이었다. 신뢰를 저버린 홍명보 감독은 거짓말쟁이가 됐다.
축구계에서도 일련의 과정을 놓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대표팀 전력강화위원으로 긴 시간 감독 선임 회의를 함께 했던 박주호는 홍명보 선임이 투명하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파장은 상당했고 대한축구협회는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이동국이 부적절한 처사라 꼬집었고, 또 다른 레전드 박지성 또한 “선임 과정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결국 축구협회는 박주호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홍명보 감독의 변심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몇 번이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 않을 것이라던 홍 감독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만난 뒤 감독직을 수락했다. 손바닥 뒤집 듯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내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 나를 버렸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고 설명했으나 이는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됐다. 개인적인 야욕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밀실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시대적 축구협회는 이제는 홍명보를 앞세워 새로운 출항을 앞두고 있다.
불공정한 선임 과정을 설명하려는 이는 아무도 없고 무엇이 잘못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 하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불합리함에 분노하고 공정을 추구한다. 반면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은 이와 정면으로 상충된다. 그래서 젊은 축구팬들의 분노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젊은 팬들이 등을 돌린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보나 마나 암울, 그 자체일 것이다.
정당성과 명분을 갖추지 못한 사령탑을 신뢰할 선수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만약 1명이라도 감독 자격에 의구심을 품는다면 홍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 ‘원스피릿’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응원보다 걱정이 시선이 더 쏠리는 홍명호 2기의 첫 경기는 오는 9월 열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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