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7월31일 논란의 대통령실 800-7070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를 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만 반복했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에게 “7월 31일 이첩 보류 통화를 할 때 어디에서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종섭 전 장관은 “그때 오찬장 행사장에 있었다. 행사 시작하는 시점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800-7070 직접 전화 받았어요?”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 전 장관은 “제가 전화번호는 아마 지금 그렇게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제가 전화번호 핸드폰 확인은 안 했지만, 그 전화 맞다”고 답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때 7월 31일 대통령실의 800-7070이 전화를 여러 번 했다. 대통령실 전화가 국토교통부 장관 비서관에게 4번 전화를 했다. 10시 21분, 30분, 32분, 49분. 그런데 이게 지금 대통령 경호처 번호라고 알려져 있는데 보니까 대통령이 직접 통화한 것 같더라”라며 “그때 언론 보도를 보면 ‘윤 대통령이 원희룡에게 직접 전화해’ 이게 중요하다. ‘직접 전화해 아파트 부실 공사 전수조사 지시’ 이 번호로 직접 전화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제시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다른 기사를 제시하며 “대통령실에서도 이렇게 얘기한다. ‘윤 대통령이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전수조사하라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시했습니다’ 이 번호로 직접 했다”며 “그리고 나서 800-7070이 조태용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주진우 당시 법률비서관에게 전화를 한다. 이후에 이종섭 증인에게 전화를 한다. 이렇게 수석비서관 회의하다가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직접 할 수 있는 사람. 저는 대통령밖에 안 떠오른다. 대통령 전화 받은 거 맞아요? 아니에요?”라고 추궁했다.
이종섭 전 장관은 “누구와 어떤 내용을 대화했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재차 “대통령 전화 맞죠?”라고 묻자 “그건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맞으니까 얘기 못 하는 거다. 보시죠. 이때 전화 받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대통령과 168초 통화하고 끊은 시간이 11시 56분 52초다. 그런데 8초 만에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해서 오늘 브리핑 취소시키고 이첩 보류시켰다. 이거 얼마나 급했어요? 이때 본인 당황했습니까? 겁먹었습니까?”라고 몰아붙였다.
이종섭 전 장관은 “당황하고 겁먹은 적 없다”고만 했다.
김 의원이 “그러면 왜 이렇게 빨리 지시했느냐?”고 하자, 이 전 장관은 “원래 제가 군사보좌관하고 대화하면서 그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동을 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그래서 8초 만에 이렇게 지시를 했습니까? 다시 한번 묻겠다. 대통령실이 보니까 그날 대통령은 원희룡 장관에게 직접 전화했다. 이날 대통령이 증인에게 직접 전화한 거 맞아요? 아니에요?”라고 다시 확인했다.
이종섭 전 장관은 “제가 누구랑 통화했다는 건 말씀드릴 수 없고, 이첩 보류 지시를 한 배경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더 생생한 두 사람의 800-7070 전화 관련 공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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