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무협영화 최초의 여성 협객’이라 불리며 1960∼8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배우 정페이페이(鄭佩佩·정패패)가 지난 1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유족들이 19일 밝혔다. 향년 78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정페이페이의 유족은 이날 고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이 파킨슨병과 유사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다가 지난 17일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유족은 그러면서 고인이 뇌를 미국의 비영리 의료 연구 기관인 ‘뇌 지원 네트워크’에 기증했다고 알렸다. 유족은 고인이 어디에서 사망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알려졌다고 SCMP는 전했다.
1946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정페이페이는 홍콩 영화사 쇼브라더스 스튜디오와 함께 홍콩 무협영화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1966년 ‘대취협’이 크게 흥행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그는 ‘검의 여왕’이라 불리며 홍콩 무협영화 최초 여성 협객으로 인기를 누렸다.
무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었지만 발레에 기반한 춤을 추는 듯한 유려하고 날렵한 액션을 선보이며 ‘여걸비호’, ‘쿵푸여걸’, ‘호변자’, ‘당백호점추향’, ‘영춘권’ 등에 출연했다.
경극이나 오페라에서 보는 듯한 무용하는 것 같은 액션 연기는 후배 배우 양자경, 장쯔이 등에 영향을 미쳤다.
60대에 출연한 ‘와호장룡’이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 영화에서 장쯔이의 스승 ‘푸른 여우’ 역을 맡은 그는 영화의 인기에 여세를 몰아 ‘뮬란’ 등의 작품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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