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16.29%(207만4010주) 가운데 11.29%(143만7590주)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4.99%가량은 일단 처분 대상에서 빠졌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우선주(한양증권우) 보유 지분 14.56%(7만6435주)는 전량 처분한다.
19일 한양학원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2024년도 6차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수익용 기본재산(유가증권) 처분 안건’이 승인됐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보통주와 우선주의 지난 2월 말부터 6월 말까지 평균 주가를 토대로 165억6000만원 이상으로 처분가를 정했다. 한양증권 보통주 1주당 1만803원, 우선주 1주당 1만3483원으로 추산한 결과다.
한양학원은 매각대금의 절반은 정기예금으로 취득하고, 나머지 절반은 법인 운영비로 사용하기로 했다. 최종 처분가의 50%가 예상가를 밑돌면 전액 정기예금으로 확보해두기로 했다.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진 뒤로 주가가 뛴 만큼 예상가보다는 높은 가격에 지분을 처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양증권 보통주는 현재 1만5000원대에서, 우선주는 1만4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한양대 등을 운영하는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다. 백남관광과 에이치비디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보유 지분율이 보통주 기준 41.07%다. 한양학원이 지분율 5%를 남기더라도 나머지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 지분율 36.07%는 시가총액에 기준 710억여원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나 적용하는 지에 따라 1000억원까지 매각 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 매각 관련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서 원매자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는 교육부 승인이 난 뒤에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로 창립 68주년을 맞이한 한양증권은 매년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다. 한양학원이 이런 한양증권 지분을 처분하는 이유는 재정 상황이 어려워서다. 한양학원은 처분 사유로 “대학의 경우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의료원 역시 기존 병원시설 노후화와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 운영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양학원은 이어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의료원 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며 “수익용 토지 등을 처분해 나름대로 법인의 책무인 각급 학교의 재정 지원을 위해 노력했으나, 용이하지 않아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법인운영비를 비롯한 각급 학교 전출금과 의료원 지원금으로 쓰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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