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280억 달러…5년만에 3배 성장
4세대 항암제 각광…병용으로 한계 극복
리가켐·에이비엘 물론 ADC CDMO도 한창
최근 몇 년 새 제약바이오 학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 ‘항체-약물 접합체(ADC)’ 성장이 궤도에 올랐다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는 ADC 시장이 지난해 100억 달러 수준에서 5년 뒤인 2028년 28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80억 달러는 한화 약 39조원으로 전 세계 항암제 시장(300조원)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ADC는 질병을 일으키는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에 일종의 독성약물인 ‘페이로드’를 링커로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약물이다. 특히 항암제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약물이 결합된 항체가 특정 항원, 즉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기전에서 치료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00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에 사용되는 화이자의 마일로탁(성분명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최초의 ADC 약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엔허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3종류의 ADC가 허가받았다.
업계는 최근 들어 ADC 신약들이 연이어 FDA 승인을 받고있는 만큼 그동안 ‘차세대 모달리티’로만 여겨졌던 ADC가 비로소 항암제 시장을 이끄는 주요 기전의 약물이 됐다는 평가다.
페이로드의 독성으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면역요법과의 병용 등으로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결합해 면역원성 세포 사멸을 유도해 기존 ADC 효능을 가속화하는 면역자극 항체약물접합체, 이른바 iADC 기술이 등장하면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선천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연구개발(R&D)도 함께 진행 중이다. 메르사나 테라퓨틱스의 경우 면역합성 플랫폼을 사용해 안정적이고 절단 가능한 링커 스캐폴드로 세포 내부로 전달 후 약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STING)을 개발 중이다.
탈락 테라퓨틱스 역시 TLR9 작용제를 활용한 ADC를 개발하고 있다. TLR9는 선천 면역체계의 일부로 면역 세포에서만 거의 독점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안전성과 내약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ADC가 안정적 궤도에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 역시 적극적으로 ADC라는 성장 엔진 장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ADC는 없지만 제약사들은 바이오 기업과 함께 특허등록, 공동연구 등의 다양한 형태로 ADC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 대표 ADC 개발 기업으로 올해 기준 총 17개의 ADC 관련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후보물질로 굵직한 기술수출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글로벌 시장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중항체 기업인 에이비엘 바이오는 이중항체와 ADC를 결합한 4세대 ADC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는 국내외 바이오텍과의 협업으로 ADC 개발은 물론 생산 단계까지 고려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출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ADC가 시장에서 각광을 받은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국내 업체가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이제부터일 것”이라며 “플랫폼 활용, 병용요법 등 차세대 ADC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 역시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