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유강남의 무릎 수술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7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강민호를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낸 뒤 롯데는 오랜기간 포수 고민에 시달렸다.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나균안을 비롯해 현재는 롯데에 몸담고 있지 않은 김준태(KT 위즈)와 안중열(NC 다이노스), 정보근, 강태율 등에게 경험치를 부여했지만, 롯데의 고민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지시완을 영입하여 안방을 보강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6년 동안 주전 포수를 찾지 못한 롯데의 선택은 FA 영입이었다.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양의지를 비롯해 포수 자원들이 쏟아지자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고,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통해 유강남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매년 100경기 이상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건강, 꾸준함을 비롯해 두 자릿수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파워, 리그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프레이밍 능력에서 유강남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큰 기대 속에서 유강남을 영입했지만, 이적 첫 시즌의 성적은 분명 아쉬웠다. 유강남은 정규시즌 막판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이미 롯데가 포스트시즌과는 거리가 멀어진 후였다. 그래도 지난해 121경기에서 92안타 10홈런 타율 0.261 OPS 0.724의 성적을 남겼고, 지난겨울 유강남 또한 후반기 좋았던 기억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만큼 적응을 마친 유강남이 2024시즌에는 좋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는 사령탑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미국 괌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직전 딱 세 명의 주전 선수를 꼽았는데, 그중 한 명이 유강남일 정도였다. 그만큼 팀에서 맡은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의 유강남은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3월 7경기에서 타율 0.235를 기록하는데 머물렀고, 4월에는 10경기에서 23타수 1안타 타율 0.043로 크게 허덕였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유강남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2군에 다녀와 4월 말 복귀한 유강남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5월 일정이 시작된 후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18안타 12타점 타율 0.257 OPS 0.764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잠깐이었다. 6월부터 유강남의 성적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6월 18일부터 다시 1군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유는 오금 통증 때문이었다. 말소 당시 김태형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공을 받는 것과 타격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으나, 주루플레이에서 통증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롯데와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이 며칠 휴식을 통해 상태가 괜찮아질 경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고 1군 선수단과 동행할 뜻을 밝혔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서 2군으로 내려가게 됐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유강남의 상태가 심각하진 않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유강남의 복귀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상태가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는 좋지 않기 시작했다. 사령탑은 “상태가 괜찮아져서 재활 페이스를 높이면 다시 안 좋아지곤 하는 것 같다. 재활 기간이 조금 길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유강남은 1군으로 돌아오지 못한 결과 무릎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유강남이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왕준호 교수를 통해 좌측 무릎 내측 반월판연골 기시부 봉합술을 받았다”며 “지난 17일 예정대로 수술이 잘 진행됐고, 재활 기간은 7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유강남은 올 시즌 더 이상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게 됐고, 롯데는 손성빈과 정보근, 서동욱 등 어린 포수들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2022-2023년 겨울 FA 시장에서 거액을 들여가며 ‘윈나우’를 외쳤던 롯데. 유강남의 수술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롯데 관계자는 “최초 재활을 통해 복귀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여러차례 복수 병원 검진을 진행한 결과 무릎 쪽에 저명한 삼성서울병원 왕준호 전문의로부터 ‘재활을 진행하는 것은 임시방편이고, 건강한 선수생활 지속을 위해서는 수술이 더 적합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유강남도 수술이 아닌 재활을 통한 1군 복귀를 희망했지만, 상태가 호전돼 재활을 진행하면 다시 통증이 재발하는 등의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롯데는 “유강남이 재활을 선택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 단기간에 플러스 전력이 될 수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나 선수 입장에서는 빠르게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강남은 구단의 핵심이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건강한 선수생활을 위해서 수술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지금’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선택을 내리게 된 것. 결국 올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단 한 번도 ‘완전체’로 경기를 치러보지 못한 롯데는 2024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베스트 전력을 꿈꿀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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