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해외 자회사 정리…中 사업 재정비
유입 자금 3500억, 미래 먹거리 재투자
생물보안법 따른 중국 사업 리스크 우회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GC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반등을 꾀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C는 최근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CR제약그룹(화륜)의 자회사 CR 보야 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홍콩법인 산하에 있던 GC의 중국 자회사 6개 자회사가 모두 매각됐다.
GC의 중국 자회사는 현지 혈액제제 생산을 담당하는 ‘녹십자(중국) 생물제품유한공사(GC China)’ 등이다. 녹십자는 1995년부터 중국에 진출하며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였으나 대내외 환경변화 및 부채 규모 확대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GC는 중국 내 법인 전부를 매각하면서 사업 재정비를 결정했다. 매각 대금인 18억2000만 위안(약 3500억원)은 재무건전성 개선 및 미래 사업을 위해 전략적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법인 매각과는 별개로 중국 사업은 CR제약그룹을 통해 계속 이어간다. GC녹십자와 GC녹십자웰빙은 CR제약그룹과 오창공장 생산 혈액제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에 대한 별도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웰빙의 히알루론산 필러 역시 CR제약그룹이 중국 내 유통을 책임지게 되면서 전문의약품은 물론 에스테틱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GC는 이번 매각 및 중국 사업 재정비를 통해 미국과 중국 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GC녹십자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자사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 허가를 획득하고 하반기 판매를 시작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혈액제제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주산물 중 하나인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으로 수출하고 알부민은 중국에 수출하면서 혈액제제 생산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6조원으로 세계 최대, 알부민은 중국이 세계 최고, 최대 시장 규모로 알려져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생물보안법’에 따른 중국 사업 리스크 역시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미국은 중국 바이오 기업의 현지 사업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생물보안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주요 의약품 시장으로 두 시장 진출에 대한 균형감 있는 사업 조정이 중요하다”며 “특히 중국의 경우 해외 기업보다 자국 기업에 대한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현지 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양 쪽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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