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이 사망을 보장으로 하는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 확대에 나섰다. 업계 최고 수준의 환급률을 제공하는 동시에 카드 결제가 가능한 종신보험을 내놨다.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는 평도 나오지만, 과도한 환급률과 카드 수수료를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시선이 편치만은 않다.
19일 라이나생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우리카드를 제외한 9개 카드사와 협업해 카드 결제가 가능한 ‘THE채우는종신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7년간 보험료를 내고 3년간 거치하면 납입한 보험료의 124.5%를 돌려준다. 이 정도 환급률은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란 평가다.
해당 상품은 롯데카드로 결제시 최대 2만5000원까지 월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환급률이 더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매월 보험료 30만원을 7년간 납입했을 때, 롯데카드 이용 시 할인 금액은 총 109만원(월 1만3000원 할인)이다. 총 납입원금 2330만원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이 3131만원, 이에 따른 총 환급률은 134.39%에 달한다.
앞서 감독당국은 보험사들이 환급률을 130% 이상 높여 판매한데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과도한 환급률이 보험사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자칫 불완전 판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종신보험은 중도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보장성 상품이다. 높은 환급률을 제시하면 소비자가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는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대다수 보험사 환급률을 최대 120% 초반 대로 낮췄다.
통상 종신보험은 미래 사망을 보장으로 하는 만큼 납입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높다.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10년 미만의 짧은 기간 내에 보험료를 나눠내야 하는 만큼, 매달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액수가 크다. 이에 따른 카드 수수료 부담도 상당하다. 대다수 보험사들이 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나생명의 영업방식은 상당히 공격적이라고 평가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부담이 지속될 경우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보장금액이 축소되거나 중도 해지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어질 수 있다”며 “사망 이후 유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본래 목적으로 하는 상품 취지가 무색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라이나생명이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방식을 택한 것은 저조한 종신보험 시장 점유율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생명보험협회 ‘보험종류별 수입통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지난 4월말 기준 사망담보(종신보험) 누적 수입보험료는 1664억원이다.
같은 기간 비슷한 규모의 보유계약건수(보장성보험)를 보유한 회사들의 누적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한화생명 2조69억원 ▲교보생명 1조4448억원 ▲신한라이프 1조2134억원 등이다.
현재 라이나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사망 외 보험(건강·치매·치아보험 등)에 치중돼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하에 보장성보험이 실적에 유리하게 산정된다는 점에서 종신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라이나생명이 출시한 종신보험은 여타 상품과 동일한 2%대 카드 수수료를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가 만기까지 보험을 유지할 경우 보험사 부담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현재는 암, 치아, 치매보험 등 건강보험 위주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상품 출시는 종신보험 상품을 강화한 측면”이라며 “카드사 제휴로 카드결제 수수료 등이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우려는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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