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소주 기업 ‘진천양조상회’ 모태로 100년간 승승장구
하이트맥주, 2005년 진로 인수해 종합주류기업으로
‘참이슬ㆍ하이트’ 국내 대표 주류 브랜드 자리매김
침체기 신제품 ‘테라ㆍ켈리ㆍ진로’ 앞세워 변화구
해외선 과일소주 인기…“또다른 100년 준비”
국내 대표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 소주ㆍ맥주 회사의 결합으로 사업을 키워온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하이트’ 등 기존 제품에 더해 ‘테라’, ‘켈리’, 과일소주 ‘에이슬’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해외를 아우르는 종합주류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924년 설립된 하이트진로는 20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창립연도는 진로소주 모태인 진천양조상회가 설립된 해다. 창립일인 7월 20일은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소주를 인수한 날이다.
이처럼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소주, 맥주 회사를 합쳐 지금에 이르렀다. 1924년 10월 3일 평안남도 용강군에 설립된 근대적 주류 기업 진천양조상회가 그 시작이다. 진천양조상회는 한국전쟁 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으로 사업장을 이전한 뒤 1970년 국내 소주 시장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50년 간 국내 대표 소주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초기 소주인 ‘진로’ 제품명은 생산지인 ‘진지(眞池)’의 ‘진(眞)’과 소주를 증류할 때 이슬처럼 맺히는 제조 방식에 따라 ‘이슬 로(露)’자를 합쳐 지었다. 이후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2001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8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 1위를 차지하며 소주의 대명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런 진로 소주를 인수해 지금의 하이트진로로 키운 건 국내 최초의 맥주 회사 하이트맥주다. 하이트맥주 모태인 조선맥주주식회사는 1933년 8월 9일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에 설립됐다. 당시 자본금 600만 원에 공장 규모는 33만㎡(10만 평)로 큰 규모의 회사로 여겨졌다. 조선맥주는 1952년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후 전쟁으로 파괴된 영등포 공장 재건에 나섰다. 이후 1954년 국내 최초로 주한유엔(UN)군 납품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선맥주는 국내 최초 비열처리맥주 ‘하이트’로 맥주업계 1위에 등극한 뒤 1998년 사명을 하이트맥주로 변경했다. 2005년 진로를 인수했고 2011년 사명이 하이트진로로 바뀌었다.
참이슬과 하이트를 앞세워 2000년대 후반까지 소주와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하이트진로는 이후 경쟁사들이 나오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2019년 3월 맥주 테라를 출시해 변화구를 줬다. 올해로 출시 5주년을 맞은 테라는 3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45억4000만 병으로, 이는 330㎖ 기준 1초당 28.8병이 팔린 수준이다. 테라를 출시한 해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는 ‘진로 이즈백’을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1970~80년대 디자인을 복원한 이 제품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출시 1개월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신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하며 미래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며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고수 중이다.
해외에서는 달콤한 과일소주를 앞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판매했던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은 물론 자두에이슬, 복숭아에이슬, 딸기에이슬 등 제품이 있다. 현재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기지인 공장을 건설 중으로, 2026년 완공 후 이곳에서 과일소주를 제조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00년 기업의 위상에 맞게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기업으로서 오랜 양조 기술과 정통성을 바탕으로 최초의 길을 개척해 또다른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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