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제2차관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잘못한 점을 찾자는 게 아니라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서 논란을 빚은 대한축구협회(축협)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축협이 반발한 가운데, 장 차관이 중간에서 수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장 차관은 18일 공개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문체부가 주무 부처다. 조사해서 잘못을 찾겠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다만 지금까지 운영이라든지,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이 발생했다면 주무 부처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안 될 일이다. 협력하자는 의미다”라고 했다.
장 차관은 축구협회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못한 일이 없다면 그럴 일도 없지 않나”라며 “관리 감독하는 주무 부처로서 도움이 되려고 하는 의미다. 여의찮은 일이 있으면 서로 돕는 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논란을 두고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언론에 기사가 나와도 지켜봤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라며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며 정부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문체부가 해당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한 협회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FIFA(국제축구연맹)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협회 자격 정지로 국제대회 출전권을 뺏겨) 월드컵 본선에 못 나갈 수 있다”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차관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얘기가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 같다”며 “사실 문체부가 무언가 엄청난 것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관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한다. 방향성을 같이 잡고 해결 방법을 찾자는 뜻”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뜻이다.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리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5개월 동안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하다 지난 7일 홍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낙점했다. 그러자 ‘외국인 명장’을 기대했던 축구 팬들의 비판과 함께 돌연 외국인 감독 선임 방침을 철회한 결정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감독 선임 과정에 직접 참여한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홍 감독 발탁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없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은 거세졌는데, 대한축구협회가 박 위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최근에는 박지성·이영표·이천수·이동국·조원희·김영광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들까지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며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는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상당히 많이 변했고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이렇게 받았다는 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고 했고,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는 “자기가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한다. 후배가 한마디 하려고 하면 무시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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