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서울대 교수, 과기정통부장관 후보자 지명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주도권 확보 노력, 연구계와 소통 강화”
“AI(인공지능), 첨단바이오, 양자 등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이 분야에서 세계적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8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상임 서울대 교수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유 후보자는 “과기정통부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는 세계적 조류에 적절히 대응하고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후보자는 향후 국회 청문절차를 거쳐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과학기술과 우주항공, 정보통신 및 방송 등 혁신기술과 관련 산업의 진흥을 가능케 하는 정책을 담당하는 거대 부처의 사령탑을 맡게 되는 만큼 유 후보자에 쏠리는 기대가 크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 4월 총선으로 여소야대 국면이 심화되며 윤석열정부의 정책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총선 이후 21대 국회가 한달 이상 공전 상황을 이어가며 △AI기본법 △기업연구소법 △합성생물학육성법 △지역과학기술혁신법 △디지털서비스안전법 △디지털포용법 등 7개 법률 제정안과 단말기유통법 폐지안 등이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AI기본법은 AI산업의 육성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원칙을 담은 기본법으로 만들어졌지만 총선 후 추가 논의 없이 폐기 수순을 밟았다.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입안됐던 디지털서비스안전법, 계층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제안된 디지털포용법, IT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산업육성을 위한 기반으로 마련됐던 합성생물학육성법 등 윤석열 정부가 준비하고 추진해왔던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분야 정책의 상당 수가 입법안 폐기로 제동이 걸렸다.
AI기본법의 경우 22대 국회 들어 현재까지 6명의 여야 의원들이 제각각 법안을 상정했으나 22대 국회가 개원한 5월31일 이후 지금껏 단 한 번의 논의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 그나마 기업연구소법, 단통법 폐지안 등이 이달 16일 들어 한 차례 논의된 것이 전부다.
통신업계간 자율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를 명목으로 추진한던 제4이동통신사 선정절차는 제동이 걸렸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국내 네트워크 부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하기 위한 ‘망 무임승차 금지법’ 논의도 현재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방만한 R&D 예산 집행 관행을 일소하겠다며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R&D 예산 삭감 이후 틀어진 관련 연구계와의 소통도 유 후보자가 취임 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유 후보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연구계와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지혜롭계 풀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과기정통부 안팎에서는 유 후보자가 친화력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여소야대 국회의 협조를 얻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주기 바라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실제 이날 유 후보자 지명이 발표된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도 유 후보자의 학자적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 R&D 정책과 사업에 다수 참여하는 등 정부 및 산업계, 연구계 등과의 소통 경험이 풍부하다”고 꼽은 점도 유 후보자의 돌파력을 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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