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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명 전원 사망’ 말레이항공 MH17 격추 10주기…러시아는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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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말레이시아 항공 MH17 항공편 격추사건 10주기를 맞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이 친러반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이 10주기를 맞이했다. 10주기를 맞이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선 러시아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MH17 추모비가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에서 MH17 격추 10주기를 맞이해 추모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시 총리를 지냈던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와 딕 스퓨 신임 총리도 참석했다. 네덜란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호주에서도 마크 드레퓌스 법무장관이 참석했다. 호주는 캔버라 국회의사당 등 자국에서도 별도의 추모 행사를 치렀다.

딕 스퓨 네덜란드 총리는 추모사에서 “정의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시간과 인내심이 있다. 이것은 유죄 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에게 보내는 저의 메시지이자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약속”이라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법 절차와 국제 정의에 따라 이 범죄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들이 공정한 형벌을 선고 받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7월 17일 암스테르담에서 이륙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H17편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친(親)러 분리주의 정권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의 미사일에 격추됐다. 이 사고로 아동 80명을 포함한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덴 네덜란드 국적자가 196명에 달했고 호주에서도 38명이 사망했다.

이후 네덜란드 주도로 국제 조사단이 꾸려졌고, 네덜란드는 지난 2022년 해당 사건과 관련된 러시아 정보요원 2명과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국적자 1명에게 유죄를 인정,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들 모두 전직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출신으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정부의 일원으로 활동한 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러시아도 국제수사에 협력을 거부해 격추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죄를 선고 받은 세 명 가운데 MH17편을 격추시킨 미사일 발사 버튼을 직접 누른 이들은 없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러시아가 수사 협조를 거부해 ‘진짜 범인’의 정체는 아직 묘연하다.

수사관들은 2023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쟁과 MH17편의 추락과도 직접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이 항공편을 격추 시킨 부크(Buk) 미사일을 이동시킨다는 결정이 러시아 최고위 인사로부터 내려졌다는 통화를 확보했는데 이것이 푸틴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만한 명백한 증거는 되지 못하는데다 러시아의 국가 원수인 푸틴 대통령이 네덜란드의 법원 재판에 회부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현재 유럽인권재판소(ECHR)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MH17편 격추 사건과 관련해 제소된 상태다. 국제수사에 공조를 거부한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술 더 떠 해당 항공편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의해 격추됐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네덜란드는 “러시아 당국이 항공편 격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 늘어놓는 거짓 정보는 유가족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이라 비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교통부 성명을 통해 “정의를 추구하고 이 비극에 대한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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