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조금 편한 상황에 나가야지. 믿는 건 똑같고.”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부임 1개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선수파악을 끝내고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 나가고 있다. 양승관 수석코치와 양상문 투수코치 영입이 대표적이다. 특히 마운드에선 이 두 명의 투수에 대한 확실한 사용법을 보여준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20)과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19)를 1군에서 구원투수로 활용하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 부임 당시 김서현은 2군에서 투구폼을 교정하고 있었고, 황준서는 5선발로 뛰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1군에 올려 직접 지켜보면서 관리에 들어갔다. 황준서는 불펜으로 돌려 더 자주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두 사람에 대한 전망, 평가를 극도로 아끼는 편이다. 어쨌든 김경문 감독은 두 사람이 1군에서 주요 불펜 전력이 될 때 팀도 본인에게도 윈-윈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실제 김서현과 황준서를 처음엔 타이트한 상황에 넣었다. 8회 메인 셋업맨이 나가야 할 타이밍에 넣기도 했다. 그러나 둘 다 나란히 볼넷도 주고 실점도 하며 어려움을 겪자 다소 여유 있는 시점에 내보내며 ‘숨 고르기’를 한다.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은 그래서 눈에 띄었다. 김서현이 0-5로 뒤진 7회말, 황준서가 1-5로 뒤진 8회말에 각각 나갔다. 불펜투수에게 가장 부담이 적은 환경. 그러자 좋은 투구를 했다. 김서현은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황준서는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서현은 과거와 폼이 또 달라졌다. 공을 던지기 직전 한 템포를 쉬면서 이중키킹을 한다. 나름의 힘을 모으는 과정이며,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박시원과 대타 김성욱에게 패스트볼 156km을 찍었다. 특히 김성욱을 156km 패스트볼로 파울을 유도한 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황준서는 11개의 공 중 볼이 단 2개였다. 고교 시절 스피드와 제구력을 겸비한 좌완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동안 제구에 기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확실히 부담이 덜 되는 상황서 자신의 투구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휘집을 146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한화로선 0-5, 1-5가 아니라, 5-0, 5-1로 앞설 때 두 사람이 잇따라 등판해 똑 같은 내용과 결과를 보여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경문 감독도 그걸 간절히 바랄 것이다. 그 단계까지 올라설 때까지 충분히 인내할 준비가 된 듯하다. 양상문 코치라는 베테랑 조력자도 왔으니, ‘환경 세팅’은 끝났다. 더욱 강한 한화를 위해 시간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김서현과 황준서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는 여전히 한화 팬들과 한화 사람들의 큰 관심사다. 김서현은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은 있었다. 반면 황준서는 전형적인 선발 요원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훗날 다시 선발로 돌아갈 것인지, 불펜에서 고점을 찍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분명한 건 김경문 감독 특유의 선수 직관력은 해당 선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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