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한화호텔앤드리조트)과 신세계그룹(신세계아이앤씨)의 투자를 받은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가 파산한다. 지난해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으나 재기에 실패했다.
18일 벤처투자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어반베이스의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을 선고했다. 어반베이스는 올해 초부터 진행하던 경영권 매각에 실패하면서 회생계획안을 제때 제출하지 못했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설립된 3차원(3D) 공간데이터 전문기업이다. 2차원(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영역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 기술로 국내 아파트의 약 96.5%에 해당하는 9만8000여개의 3D 도면을 구축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어반베이스는 국내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았다. 2020년에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고, 2021년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13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한화는 어반베이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삼성벤처투자, CKD창업투자, 삼성벤처투자, 브리즈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도 재무적투자자(FI)로 이름을 올렸다. 총 누적 투자금은 2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하나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으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어반베이스는 2020년 12억원, 2021년 14억원, 2022년 16억원 등 매해 1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적자는 14억원, 24억원, 82억원 등으로 늘었다. 적자가 누적되는 동시에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후 어반베이스는 올해 초 이정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하다가 실패했다. 투자 시장 위축과 부동산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사업성이 크게 낮아지며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원은 회생계획을 폐지하고 파산 절차로 전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반베이스를 조사한 회계법인은 청산할 때의 가치가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며 “청산 금액으로 회생 담보권과 회생 채권을 변제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몫은 사실상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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