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하면서 돈 버는 ‘탭투언(Tap to Earn)’ 각광
블록체인 프로젝트, 텔레그램 내 미니게임 통해 에어드랍
에어드랍 받은 토큰,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되면 현금화 가능
캣티즌·픽셀버스·햄스터 컴뱃 등 톤 기반 미니게임 192개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톤(TON)’이 ‘탭투언(Tap to Earn)’ 미니게임 디앱(블록체인애플리케이션·DApp)으로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조금 두드리기만 하면 가상자산을 지급받고, 거래소에 상장되면 해당 가상자산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극해서다.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일부 비판에도 1조원 상당 자금이 톤 네트워크에 예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톤의 총락업예치금(TVL)은 7억 달러를 돌파했다. 17일 기준 TVL은 7억4545만 달러(약 1조292억원)를 기록했다. TVL은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분석된다.
톤은 텔레그램에서 출발한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고속 트랜잭션(거래)과 확장성을 강점으로 한다. 톤은 주로 플랫폼 내 거래 수수료 지불, 스테이킹(예치), 거버넌스, 디앱 이용료 등으로 사용된다. 국내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텔레그램을 주요 커뮤니티로 활용하고 있어 톤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톤은 ‘탭투언’ 미니게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탭투언은 단순한 터치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게임을 플레이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P2E(Play to Earn)’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지금까지 톤에서 파생된 미니게임은 총 192개로 집계됐다.
미니게임은 텔레그램 메신저만 있으면 실행할 수 있다.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단순한 미니게임을 만들어 유저에게 제공한다. 유저들은 복잡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필요 없이 클릭만으로도 토큰(가상자산)을 얻는다. 유저들이 개인 지갑(월렛)을 연결하면 게임 내에서 모은 토큰을 에어드랍(무료제공)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이후 해당 재화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되면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해 미니게임에 투입할 수도 있다. 가상자산을 게임에 소비해 성장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 소비 및 성장 가속 기능을 통해 해당 가상자산 수요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대부분 미니게임들은 이용자 진행도에 따라 에어드랍 할당량을 늘린다. 가상자산을 소비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가상자산을 더 늘릴 수 있는 셈이다.
1세대 텔레그램 미니게임 ‘낫코인(NOT)’이 톤보다 먼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되고,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단순한 스마트폰 액정 터치로 플레이할 수 있는 낫코인의 에어드랍을 통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제2의 낫코인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톤 생태계 기반 탭투언 미니게임은 고양이 양육 게임 ‘캣티즌(Catizen)’이다. 캣티즌은 출시 후 3개월 만에 등록 사용자 수는 2500만 명을 상회했고, 1200만 달러(약 207억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다. 캣티즌은 7월 중 자체 토큰 ‘CATI’ 에어드랍을 예고했다. 사이버펑크 테마의 미니게임인 ‘픽셀버스(Pixelverse)’도 톤 네트워크에서 토큰을 출시했다. 픽셀버스는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18일 오후12시 주요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에 자체 토큰 PIXFI가 상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게임인 ‘햄스터 컴뱃(Hamster Kombat)’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2억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다. 월간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달성하기까지 약 2달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햄스터 컴뱃도 톤 블록체인에서 토큰을 발행할 예정으로 이달 말 에어드랍이 계획돼 있다. 에어드랍 기대감에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진 나라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AP뉴스는 “이란 시민들이 자국 화폐가치 폭락으로 햄스터 컴뱃 에어드랍에 열중하고 있으며, 이란 시민들은 막연한 에어드랍 기대감에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지 않은 미니게임 프로젝트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샤 낫코인 설립자는 “소위 마우스 클릭만으로 게임 내 화폐를 획득하는 ‘딸깍(clicker)’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지속 가능한 모델을 갖춘 게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로 탭투언 미니게임이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비츠갭의 최고경영자(CEO)인 막심 칼미코프도는 “이같은 트렌드는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가상자산의 미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대중화와 신규 사용자의 온보딩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도 “텔레그램은 가상자산 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SNS로, 텔레그램 기반 미니게임은 뛰어난 접근·텔레그램의 친숙한 UI·낮은 진입장벽·에어드랍 기대감 등이 인지도 상승에 기여했다”며 “에어드랍 기대감으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가상자산 분배 이후 이탈하는 현상을 해결해야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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