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넥스트 세노바메이트’를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3대 신규 모달리티(Modality·치료접근법) 중 하나로 꼽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서 중추신경계 신약에서 항암 신약으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의 연구·개발·생산 및 상업화 권리를 홍콩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로부터 도입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850만 달러(약 118억 원)를 포함해 총 57억1500만 달러(약 7900억 원)에 달한다.
FL-09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하는 수용체 단백질인 뉴로텐신 수용체-1(Neurotensin receptor 1, NTSR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225Ac)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가 발굴해 전임상 단계까지 개발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3대 신규 모달리티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와 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TPD), 세포유전자 치료제(CGT)를 선정했다. 이를 통한 목표는 ‘빅 바이오텍’으로의 성장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도 “2029년까지 현금 3조 원을 확보해 후속물질 개발에 집중하겠다”라며 이런 계획을 강조했다.
회사의 첫 번째 혁신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미국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연간 흑자까지 기대된다.
합성 의약품인 세노바메이트는 마진율이 90%를 넘는 캐시카우다. 그러나 2032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그전에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계약으로 SK바이오팜은 첫 번째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손에 넣었다. 이동훈 사장은 “RPT 사업 전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올해 안에 공개하고 임상 개발 및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PD 영역에서는 지난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하고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 MG) 발굴 혁신 플랫폼 MOPED™를 통해 기존에 치료제가 없던 표적에 작용할 수 있는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과 혁신신약 분해제를 분해·개발 중이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도 관건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중추신경계 약물 직판(직접판매) 인프라를 활용할 품목을 도입할 구체적인 방안을 연내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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