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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 특명 ‘EV3’… 주행거리-충전속도 모두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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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장에 전시된 EV3와 담당 연구원들의 모습. 기아 제공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장에 전시된 EV3와 담당 연구원들의 모습. 기아 제공

‘EV3’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기아가 새롭게 선보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다. “대중화를 선도하라”는 특명을 받고 탄생했다. 그동안 전기차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비싼 가격이 꼽혀 왔는데 기아는 보급형 모델 EV3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EV3는 가격을 낮췄지만 기술력은 강화했다.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에선 EV3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다양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 배터리 개선해 주행거리·충전 속도 동시에 잡아

EV3 개발 담당 PM 책임연구원이 발표하는 모습. 기아 제공
EV3 개발 담당 PM 책임연구원이 발표하는 모습. 기아 제공

김용찬 전기차성능시험팀 PL은 “EV3는 주행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제조사 발표치 대비 실제 주행거리가 짧지는 않는지 같은 고객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EV3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를 적용했다. 초록색과 주황색 게이지를 통해 운전자의 전비 운전 수준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운전 스타일에 따른 최대·최소 주행 가능 거리도 계기판에 나타난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주행거리를 최대 수준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서 상영한 실증 영상 속 EV3 롱레인지 모델은 경기 파주에서 부산까지 434km를 주행하고도 잔여 배터리 용량이 112km(22%)나 남았다. 기아가 공식 발표한 EV3 롱레인지 모델의 주행거리는 501km다.

EV3가 500km대 주행이 가능한 것은 배터리 성능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셀을 더 많이 장착해 탑재 에너지를 높였다”고 강석원 배터리전략팀 연구원은 설명했다. 배터리 성능이 높아지자, 충전 시간도 개선됐다. EV3의 급속 충전 시간은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31분, 스탠더드형 모델은 29분이다. 니로 EV 대비 약 12분을 단축했다.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대표적 이유인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것이다.

● 이용자 편의 기능 대거 탑재

EV3는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기능들도 탑재했다. ‘아이페달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기능이 대표적이다.

아이페달은 브레이크 페달 없이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속도를 줄이고 정차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우하영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기존 아이페달 기능에 메모리 기능과 주차모드 기능을 더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EV3가 탑재한 ‘아이페달 3.0’은 시동을 껐다 켜도 이전에 설정했던 아이페달 단계가 유지된다. 후진 시에도 아이페달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적정 속도로 줄이고 차 간 간격을 조절하는 기존 기술에 새로운 성능을 추가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커브 길이나 회전교차로에서도 자동 감속이 가능하다. 심규빈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해당 기능을 사용해 서울에서 남양연구소까지 1시간 정도 주행하자 브레이크 밟는 횟수가 84%나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중저가 전기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BYD와 지리 등 중국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장착한 EV3가 차별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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