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15년 페이스는 아니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6일 고척 KT 위즈전을 앞두고 마무리투수 조상우(30)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가벼운 어깨 염증이다. 사실 무리하면 던질 수도 있지만, 굳이 무리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 아직도 시즌은 2~3개월 남아있다.
조상우는 올 시즌 42경기서 1패6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김재웅이 상무에 입대한 6월부터 셋업맨에서 마무리로 돌아섰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 같은 계획을 비 시즌에 철저히 세웠고, 실행 중이다.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거쳐 3년만에 1군 풀타임을 소화하는 조상우에게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라는 중압감을 심어주고 싶지 않았다.
흥미로운 건 조상우가 마무리를 맡은 뒤 오히려 페이스가 더욱 올라온다는 점이다. 구속은 여전히 140km대 초~중반이다. 과거 150km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회전수가 아주 많은 스타일도 아니다. 하지만, 전력투구시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는, 리그 최상급 클로저다.
조상우는 5월31일 SSG랜더스전부터 11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까지 15경기 연속 무실점, 비자책을 기록했다. 이 기간 14⅔이닝 동안 15안타에 8볼넷을 내줬으나 자신이 내보낸 그 23명의 주자만큼은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물론 분식회계는 있었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 2013년 데뷔해 341경기 동안 418⅓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평균자책점도 3.08로 준수하다. 사실 풀타임 마무리 시즌은 2020년(53경기 5승3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2.15) 정도밖에 없다. 오히려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쌓은 게 자산이다.
멘탈도 강하다. 조상우는 지난 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트레이드설에 대해 밝은 표정으로 “주위에서 ‘너 어디 가냐?’라고 묻는다.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랬다”라고 했다. 선수는 어디에서든 야구를 하는 것이고, 조상우는 당장 눈 앞의 올스타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쿨했고, 너무 보기 좋았다.
조상우는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일단 휴식에 집중하면 된다. 어깨 염증이 가벼워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올 시즌 42경기, 38⅔이닝은 2021시즌 44경기, 44이닝을 거뜬히 넘어가는 페이스다. 2015년 70경기, 93⅓이닝 페이스까지는 아니지만, 관리를 할 필요성은 있다.
키움은 5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상우와 함께 가을야구에 가는 꿈을 그린다. 지금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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