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LG 트윈스의 베테랑 내야수 오지환(34)이 모처럼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SSG 랜더스 격파의 일등 공신이 됐다.
오지환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전에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팀의 12-9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받았던 오지환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4월까지 타율 0.234, 1홈런, 7타점에 그쳤고 5월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5월 말에는 손목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를 준비하던 상황에서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전반기를 조기에 마쳐야 했다.
오지환의 전반기 성적은 54경기 타율 0.238 2홈런 16타점 31득점 11도루. 명성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결국 오지환은 주장 완장도 김현수에게 넘겼다.
오랜 회복 기간을 거친 오지환은 지난 11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12일 한화 이글스와 3연전에서 13타수 6안타 4타점으로 서서히 공격력을 끌어올리더니 이날 SSG를 상대로 폭발했다.
2-0으로 앞선 1회 1, 3루 찬스를 맞이한 오지환은 1루 방면 땅볼 타구로 타점을 올렸다. 비록 안타를 치진 못했으나 SSG 김광현과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힘을 뺐다.
그가 환하게 빛난 것은 3회였다. 3-0으로 앞선 무사 만루에서 김광현의 3구째 시속 133㎞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5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6일 만에 나온 시즌 3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네 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4회초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1사 1, 3루에서 이지영의 얕은 땅볼 타구를 적극적으로 대시해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박지환이 친 유격수 방면 강한 타구는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문보경의 스리런이 터지며 11-1로 달아난 4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김택형과 7구 승부 끝에 안타에 성공,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이날 일찌감치 화력을 퍼부은 LG는 낙승이 예상됐으나 경기 중반 SSG의 타자들에게 고전하며 3점 차로 쫓긴 끝에 겨우 승리를 지켰다.
오지환이 경기 초반 만든 5타점이 아니었으면 승리하기 힘들 뻔했던 경기였다. 전반기 부상과 부진으로 속앓이하던 베테랑 오지환이 비로서 웃음을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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