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온과 SK엔텀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SK그룹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실적 악화 늪에 빠진 SK온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비율은 1대 16.8748264다. SK온과 SK엔텀 합병비율은 1대 2.6541770이다.
이들 합병에 대한 승인 주주총회는 8월 27일 열린다. SK온과 SKTI의 합병 기일은 11월 1일, SK온과 SK엔텀의 합병 기일은 2025년 2월 1일로 각각 예정됐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SKTI는 국내 유일의 원유·석유제품 전문트레이딩 회사다. 2023년 574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을 인적분할해 신설된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 유류화물의 저장과 입출하 관리가 주 사업분야다.
SK온은 2023년에만 영업손실 581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0개 분기 연속 적자이며, 누적 적자 규모는 2조5000억원이 넘는다.
SK온은 이번 3사 간의 합병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합병 3사의 매출액 규모는 2023년 기준 62조원에 달한다. 합병에 따른 매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개선 효과도 5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SK온은 개선된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장 증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각형과 원통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의 기술 역량을 갖추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SKTI는 리튬, 니켈 등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의 신규 진출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역량도 확보하게 됐다. SK엔텀도 저장과 원유 도입 제품 출하 과정에서의 물류 운용 노하우를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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