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의결
합병비율 1대 1.19…”SK이노 주주에 유리”
KKR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 처리 남아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18일 SK에코플랜트 이사회서 자회사 2곳 편입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시작으로 SK그룹이 대대적인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돌입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자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 1일 출범한다.
이번 합병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열린 SK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린, 화학, 바이오 사업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 선택과 집중,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관련 계열사 정리를 시사한 이후 추진하는 첫 번째 변화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산 106조 원, 매출 88조 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통 에너지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전(SMR)부터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전기화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다.
양사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결정됐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1대 2의 비율보다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높게 쳐준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의 반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합병 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전망이다. SK E&S 지분율은 90%에서 60%대까지 떨어진다.
관건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SK E&S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처리하는 일이다. KKR은 2021년과 2023년 RCPS를 통해 SK E&S에 총 3조1350억 원을 투자했다. 합병계약서상으로 합병 전까지 SK E&S가 RCPS를 처리하지 못하면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SK E&S는 KKR과 RCPS 처리 방식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상환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만큼 현금 상환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양사의 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사내독립기업(CIC) 형태의 합병법인을 출범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SK㈜와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1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 산하 반도체 가공·유통 회사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모두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리는 ‘알짜’ 회사다. 리밸런싱을 통해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2026년 상장 계획을 무리 없이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1조 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33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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