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상대 정당의 전당대회를 겨냥한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등을 즉시 논의하자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는 18일 전당대회 후보자를 중심으로 수해 복구 지원활동에 나선다. 이는 ‘난장판 전당대회’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 ‘우클릭 논란’ 파고든 국민의힘 vs ‘난장판 전당대회’ 겨냥한 민주당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하며 종부세 재검토를, 금투세 도입 유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은 물론 야권은 적잖게 술렁였다. 이 전 대표가 ‘감세 논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중도층 확장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반대한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의 당권 경쟁자인 김두관 전 의원은 연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전날(16일) BBS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나와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우리 당의 세제 원칙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말했고,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에서 “종부세의 불합리한 부분을 일부 수정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건드리는 거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도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유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세제 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하자고 압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대표가 제안한 종부세 개편과 금투세 유예 등 세제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진정성이 있다면 이 전 대표가 직접 종부세 개편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발언으로 야기된 야권 파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 정책위의장은 “(이 전 대표가) 발언한 이후 민주당 정책라인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당혹스럽다.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며 직접 야권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압박에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세제개편 방안이 나온 후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혼란스러운 국민의힘의 전당대회를 겨냥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간의 폭로와 비방전이 지속되면서 ‘난장판 전당대회’, ‘자폭 전당대회’ 등의 평가를 받자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은 오는 18일 수해 복구 활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도 수해 지역에 대한 복구 지원 활동이 있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하신 후보자들과 그 지역의 당원들을 중심으로만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본격적인 전당대회 과정에 돌입하기 전 민생을 챙기는 정당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연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모든 국민의 관심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쏠렸다. 살다 살다 전당대회에서 폭력이 오가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라며 “폭력이 일어났다면 그 당은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전당대회를 국민들과 언론은 ‘국민의힘의 분당대회다’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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