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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졌지만 25년 전 악몽 같은 침수피해가 걱정되지는 않았습니다.”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에 시간 당 최대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문산 일대 주민들은 지난 1990년대 거대한 호수로 변해 버렸던 아찔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영규 문산읍이장협의회장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토박이 주민들이 세 번의 수해로 100여 명의 사상자와 9000억 원 대 재산 피해를 입혔던 1990년 대 수해를 떠올리도 했지만 과거와 같은 불안감은 크지 않다”며 “정부와 파주시가 수해 예방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파주시 문산읍은 1996년 여름 200㎜ 가량의 비에 시가지가 완전히 물에 잠겼고, 2년 뒤에는 파주시 봉일천 시가지가 물에 잠겨 외부와 고립됐다. 당시 38명이 사망했고, 이재민은 무려 5876명이나 생겼다. 이런 피해에도 1999년 여름 또 다시 문산읍은 물에 잠겼다. 임진강이 범람해 당시 아파트 2~3층까지 물이 차 올라 71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기는 물론, 수도와 전화 마저 끊겨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이재민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당시 파주의 대홍수는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알려졌다.
문산의 문(汶)자는 서해로 내려가는 흙탕물이 밀려 들어오는 곳이라는 의미다. ‘소쿠리’처럼 패인 듯 저지대로, 홍수 피해를 막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파주시는 문산읍에만 4000억 원을 들여 하천 제방을 높이고 대형배수펌프장을 설치하면서 2003년 140mm나 내린 집중호우 때도 피해액은 6억 원에 그쳤다. 이후에도 파주시는 배수펌프장의 자동화 및 각종 수해 예방 대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이 회장은 “둑만 터지는 등 변수만 없다면 시간 당 300㎜까지의 비가 내려도 견딜 수 있는 조치가 이뤄졌다”며 “다만 문산이 저지대다 보니 이번 비에도 당동IC가 잠기는 만큼 태풍이나 국지성 폭우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대홍수를 겪었던 파주시로서 수해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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