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공식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과 우크라이나 등 우방국 안보 지원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1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안보 분야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발언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달 25일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그의 자택 마러라고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계 설정 문제를 답하던 중 대만 수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대만의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시사했다. 그는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짚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 4월 대만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과 파트너의 안보 강화에 81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입하는 지원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9500마일, 중국 본토로부터 68마일 떨어져 있다”며 인접국인 중국은 전략적 이점이 있고, 언제든 대만을 폭격할 여력이 있으나 “지금은 대만의 반도체 공장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들(중국)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TSMC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비판했다. 그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 대만은 엄청나게 부유하다”며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 일변도 정책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문제는 지난 3년 반 동안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동조했다. 그리고 북한을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바이든은 바보”라고 조롱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결혼’한 사이가 됐고, 북한과 이란을 이들의 ‘조카’라 칭하며 이들 국가 간 연대가 끈끈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시진핑)를 좋아한다”며 본인은 이들 국가 정상과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해법을 놓고도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합의를 하는 조건으로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제재는 모두를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난 제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뒤로는 우크라이나 해법에 대해선 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부통령)로 J.D.밴스 상원의원을 지목하자 유럽의 외교 당국자들은 그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강력히 반발했던 점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그간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에 회의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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