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인기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K-뷰티’ 수출금액이 48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로 반기 기준 가장 많았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달러) 수치를 3년 만에 뛰어넘는 것이다.
상반기 화장품 수입액은 8억5000만달러(1조2000억원)로 무역수지는 39억7000만달러(5조5000억원) 흑자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액이 더 컸던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 기존 연간 최대치는 2021년의 92억2000만달러다.
또 화장품 회사들이 해외 공장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화장품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중국 베이징·광저우, 일본 사이타마 등에 화장품 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 ODM(주문자 개발생산) 기업인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캐나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내년 초 펜실베이니아 제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도 미국 뉴저지, 중국 상하이·광저우,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공장이 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7억9000만달러)와 비교해 6.1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입액은 7억4000만달러에서 8억5000만달러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 수출이 증가한 것은 전 세계로 퍼진 한류와 함께 K-뷰티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12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8억7000만달러, 일본 4억8000만달러 등이다.
그러나 국가별 수출액 증감을 보면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4.1% 줄었고 미국은 61.1%, 일본은 21.5% 각각 늘었다. 중국은 경기 침체로 줄었지만, 미국, 일본과 함께 동남아, 유럽 등으로 시장은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 등 북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톱 2’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북미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40% 증가한 것을 포함해 최근 3∼4년 동안 연평균 40∼50% 정도 늘고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내년 초 미국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최근 북미법인의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소기업 독립 브랜드인 ‘인디 브랜드’ 인기가 높다. 인디 브랜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로 K-컬처 붐을 타고 미국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화장품 업계는 대형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집중하며 성장해 왔다”며 “그러나 이젠 수출 국가도 미국이나 일본, 동남아, 유럽 등으로 다변화되고, 중소 브랜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는 추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입액 1위 국가는 세계적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등이 포진한 프랑스로 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주요 국가별 수입액은 미국 1억6000만달러, 일본 8000만달러, 중국 5000만달러 등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