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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540㎞ 거뜬”…기아, ‘EV3’에 차세대 기술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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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부산까지 실도로 검증에서 430킬로미터(㎞) 운행을 하고도 배터리 잔량이 22%가량 남았다. 배터리 잔량을 고려하면 54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6일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에서 EV3 배터리 성능을 소개한 김용찬 기아 전기차성능시험팀 PL의 목소리에는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EV3 롱레인지 기준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501㎞지만 ‘주행가능거리 가이드’ 기능 등으로 실주행가능거리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기아 ‘EV3’가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장에 전시됐다. / 이성은 기자
기아 ‘EV3’가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 행사장에 전시됐다. / 이성은 기자

기아는 이날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에 적용된 다양한 차세대 기술과 상품성을 소개했다.

EV3는 ‘EV6’, ‘EV9’에 이어 선보이는 기아의 전동화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세 번째 전기차다. 보조금 적용 기준 3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아가 이날 EV에 적용된 차세대 기술을 소개하며 저렴한 가격에도 높은 상품성을 갖춘 점을 강조했다. 특히 배터리 효율성을 높여 넉넉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EV3에는 앞으로 출시될 차종에 적용될 신기술이 선제적으로 대거 탑재됐다.

EV3에 탑재된 동급 최대 수준인 81.4킬로와트시(kWh)의 4세대 배터리는 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동일한 400볼트(V) 시스템이 탑재된 ‘니로 EV’ 대비 22%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다. 또 배터리 팩 내부를 구성하는 여러 전장품을 2단으로 탑재해 추가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에 배터리 셀을 추가해 니로 EV 대비 25% 더 많은 셀을 탑재했다.

이외에도 급속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충전 중 배터리 온도를 낮추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EV3는 니로 EV 대비 급속충전 시간을 12분가량 단축해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롱레인지 모델, 350킬로와트(㎾)급 충전기 기준 31분 만에 충전 가능하다.

사용자 경험 향상 위한 최초 기술 선제 적용

배터리 성능 외에도 이날 기아가 소개한 주요 신기술은 ▲아이 페달 3.0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THIN HVAC(공조 시스템),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신규 전기차 전원 제어 등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 향상에 중점을 뒀다.

더불어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 ▲동급 최고 수준의 공력성능 ▲향상된 R&H(Ride and Handling) 성능 ▲성능을 높인 소음·진동(NVH) 제어 기술 등 주행감 향상을 위해 개발한 사양도 소개했다.

기아 ‘EV3’에 적용된 고전압 배터리. / 이성은 기자
기아 ‘EV3’에 적용된 고전압 배터리. / 이성은 기자

가장 먼저 소개한 기술은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아이 페달 3.0’이다. 아이 페달 3.0은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부터 정차까지 가능한 아이 페달(i-Pedal)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시킬 수 있다.

기존에는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아이 페달이 작동했지만 운전자들이 각자 선호하는 감속도로 아이 페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아이 페달 3.0을 담당한 우하영 기아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이전 아이 페달 2.0은 사실상 레벨4에 해당하는 하나의 회생 단계였지만 아이 페달 3.0은 모든 회생단계에서 온·오프가 가능하도록 해 낮은 회생단계에서도 정차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 아이 페달의 감속감이 너무 커서 전기차를 처음 운전하는 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아이 페달 3.0은 후진 시에도 아이 페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후진 시 아이 페달 기능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차량 설정에서 켜고 끌 수 있다. 기능을 끄면 후진 시 아이 페달은 비활성화돼 기존과 동일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활용해 정차·변속할 수 있다. 전진으로 변속 후 시속 20㎞ 이상으로 가속 시 다시 아이 페달 기능이 활성화된다.

윤기완 기아 MSV프로젝트5팀 책임연구원이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에 참석해 ‘EV3’의 개발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기아
윤기완 기아 MSV프로젝트5팀 책임연구원이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에 참석해 ‘EV3’의 개발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기아

최초 적용된 기능들도 다수 있다. 우선 EV3에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센서를 통해 감지한 선행 차량과 거리, 내비게이션의 정보로 적정 수준으로 자동 감속하는 기능이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우측 패들 시프트를 1초간 길게 누르면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사용자가 설정한 감속 강도에 따라 회생제동만 활용해 자동 감속하며 경제적인 운전을 돕는다.

이번에 적용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해 ▲과속 카메라 ▲좌·우 회전 ▲커브길 ▲속도 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상황에서 자동으로 감속한다.

또 시속 9㎞ 이하에서는 자동 감속이 되지 않던 기존과 달리 정차 상황까지 자동 감속이 가능해 운전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를 줄였다.

스마트회생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은 심규빈 기아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서울에서 남양 연구소까지 1시간 정도 경로를 주행하며 브레이크 페달 밟는 횟수를 비교했는데, 회생제동 0단계에서 평균 109회 제동한 것에 비해 스마트회생시스템에서는 단 17회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며 “이는 무려 84%의 감소 효과다”고 말했다. 

기아는 EV3에 공조 시스템(HVAC)의 크기를 줄여 더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하는 ‘THIN HVAC’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했다. THIN HVAC은 공조 시스템 내부의 열교환기 배치를 세로형에서 가로 적층형으로 바꾸고 공조 시스템 내부 도어의 구동 방식을 기존 회전식에서 슬라이딩식으로 변경했다. 후석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통로를 실내 공간 쪽에서 PE(Power Electric)룸 쪽으로 이동시켰다.

이를 통해 기존 공조 시스템 대비 상하 크기를 33% 줄여 콕핏(대시보드 부품 모듈) 하단부로 공조 시스템이 노출되는 영역을 최소화했다. 승객 발 거주 공간은 동승석 기준 6센티미터(㎝) 더 넓혔다.

기아 ‘EV3’에 적용된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 이성은 기자
기아 ‘EV3’에 적용된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 / 이성은 기자

또 EV3는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열관리 효율성과 히트펌프 성능 향상으로 난방 성능을 높였다.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은 냉각수 멀티 밸브를 적용해 냉각수 관련 부품들을 하나로 모듈화하고 냉매 분배 패널을 적용해 냉매 관련 부품들도 하나로 모듈화하면서 부품 수를 44% 줄이고 중량도 4.5% 절감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외기·구동 열원을 동시 활용하는 동시 흡열 방식을 적용해 히트펌프 성능을 강화했다.

높은 성능에 승차감도 편하게

기아는 EV3에 새로운 전기차 전원 제어를 적용해 유틸리티 모드, V2L 등 전기차 특화 기능의 사용성을 개선했다. 기존 ‘OFF – ACC – IGN – READY(시동이 걸린 상태)’의 4단계로 이뤄진 전기차 전원 제어 구성을 ‘OFF – POWER ON – READY’의 3단계로 줄여 고전압 배터리를 READY 상태 외에도 POWER ON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더불어 기아는 EV3에 넉넉한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탑재했다. R&H 성능과 NVH 성능도 강화해 주행 감성을 높였다.

EV3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를 적용했다.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는 기존 과거 주행 전비를 기반으로 계산된 주행 가능 거리 외에도 운전 습관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최대·최소 주행 가능 거리를 추가로 클러스터에 표시해준다.

또 운전자의 전비 운전 수준을 실시간으로 클러스터에 나타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 전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즉각 알려준다.

EV3는 공기저항계수 0.27을 달성해 동급 최고 수준의 공력 성능을 갖췄다. 이를 위해 ▲헤드램프, 전면 범퍼 곡률 개선 ▲휠 갭 리듀서 적용 ▲전·후륜 휠 아치 후방 곡률 증대 ▲휠 형상 최적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디자인·각도 개선 등이 이뤄졌다.

기아 ‘EV3’ 연구진들이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에 참가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기아
기아 ‘EV3’ 연구진들이 7월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열린 ‘더 기아 EV3 테크데이’에 참가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기아

EV3는 주행 고급감을 높이고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양을 적용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가 적용돼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줄였다.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는 주로 고주파수 대역에서 형성되는 노면 주행 진동을 줄이기 위해 고주파수 진동 감지 시 진동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감쇠력을 조절한다.

또 하이드로 G부싱을 적용해 일반 부싱 대비 충격 흡수 성능을 10배 높여 승차감을 더욱 강화했다.

이외에도 차량 후륜 쪽에 멤버스테이를 적용하고 L-브라켓을 추가해 차체의 구조강성을 강화해 차량의 응답성과 선회 시 안정성을 높여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켰다.

EV3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포함한 고주파음이 실내로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차량 전륜 멤버에 프레임 스테이 브라켓을, 후륜 멤버에 다이내믹 댐퍼를 적용했다. 또 멤버 부시 특성을 개선해 노면 소음이 차체로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카울 강성 보강 ▲루프 골지 패드 적용 ▲후륜 휠하우스 강성 보강 ▲테일게이트 다이나믹 댐퍼 적용 ▲후륜 크로스멤버 마운트 강성 개선 등을 통해 차체에서 방사되는 소음을 함께 줄였다.

기아 관계자는 “EV3에 적용된 다양한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더욱 편한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아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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