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가 올해 세계 전체 생산량의 3분의2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강화되며 각국의 투자 유치 노력에 힘이 실려 중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거점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조사기관 라이스타드에너지 예측을 인용해 올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이 1500기가와트시(GWh)를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제조되는 물량은 1천 GWh 이상으로 약 66%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정부 지원과 내수시장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꾸준한 생산 투자를 벌이고 있다. 해외 수출 물량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이 지나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을 우려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규제 조치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데 이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유럽연합도 7월 초부터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기차에 수입 관세율을 크게 높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에 수요를 의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제조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을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섰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다른 국가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할 기회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중국 정부가 미국이나 유럽 이외 국가와 교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는 중국산 배터리 수요 감소를 만회할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동남아뿐 아니라 브라질 등 남미 국가와 호주도 중국 기업들이 생산 거점 확대를 노리는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2023년 말 기준 해외에만 40곳 이상의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규모 총합은 1천억 위안(약 19조 원)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규제 강화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촉매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중국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의 해외 투자 확대는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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