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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료대란 우려에…복지부 장관 “걱정해주시는 건 감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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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로 빚어진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우려를 쏟아냈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썼는데 효과가 전무하다’, ‘차라리 원칙이라도 지켰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는 의료계에 대한 설득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공의 복귀 현황에 대해 “어제 (복귀·사직신청이) 마감됐고, 내일 보고받기로 돼있다”며 정확한 공식 수치는 내일 나올 전망이라고 하면서도 “복귀하겠다는 전공의들이 많은 것 같지 않다”고 어두운 전망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정부는 9월 수련에 돌아오면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번 복귀·사직 결과를 보고 전공의들을 더 설득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겠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으로부터도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어제 전공의 사직 처리가 마감됐는데 9월, 하반기에 몇 명의 전공의가 돌어올 것으로 예측하고 계시냐”고 물었다.

조 장관이 “어제까지 받은 것은 ‘얼만큼 잔류할 것이냐, 아니면 사표를 쓸 것이냐’ 하는 것이기 때문에 9월 복귀는 추가로 모집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답하자, 서 의원은 “오늘 뉴스만 봐도 복귀할 전공의가 아주 미미할 것으로 나오고 있다. 복지부가 예상한 만큼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을 때 거기에 대한 대책이나 계획을 수립하고 있느냐”고 우려조로 다시 물었다.

조 장관은 “최대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의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전공의가 요구하는 근무여건 개선 등에 우선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야당으로부터는 ‘정부가 하는 게 뭐냐’는 질책성 질의가 이어졌다. 조 장관은 소병훈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계속 의료계에 계신 분들, 의대 교수들, 병원장들과 접촉을 하고 있고, 내부에서도 전공의들이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개혁과제를 서두르고 있다”며 “전공의와 관련해서는 저희가 직접적으로 접촉은 못 하고 있는데 의대 교수들이나 병원장들을 통해 원하는 것이 뭔지(파악하고), 저희가 하려고 하는 의료개혁의 청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문제는) 전공의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며 “의료계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대해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논의 끝에 이루어진 결론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일어난 의료분쟁 때문에 지금 상황은 거의 의료 무정부 상태”라고 힐난했다.

조 장관은 이에 “무정부 상태는 아니고, 비상진료체계가 오래 가고는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비상진료 체계를 빨리 종료시키지 못해서 환자들과 현장에 계신 의료진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의정 갈등, 의료 공백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쓰지 않았나. 할 수 있는건 다 했는데 전혀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감염병 위기도 아닌데 정책을 잘못해서 의료 위기가 5개월째인 경우가 있느냐”며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이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진정성 있게 의료계와 대화하고 문제 해결 절차를 잘 지켰으면 신뢰라도 있고, 의료계의 집단 진료거부에 대해 정부가 명분이라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다 ‘패싱’했다. 지금도 의료계 탓만 하면 도대체 이 문제를 누가 책임지나”라고 질타했다.

조 장관은 이에 “그동안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논의를 많이 했다”며 “의료계 탓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정부가 지난 8일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전공의에게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일과 관련 “‘원칙이 무너진다’,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전공의 복귀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의료계 현장의 얘기를 듣고 (행정처분 취소를) 불가피하게 결정한 것”이라며 “그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감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정부의 유화책인 ‘수련 특례’ 부분에 대해 “이런 특례가 결과적으로 지방 의료 현장의 혼란과 의료 공백을 훨씬 심각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비판적 질의가 계속되자 “위원님께서 걱정해주시는 건 감사한데 너무 비관적으로 보시는 것 같다”며 “지금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공의 복귀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한편 조 장관은 비급여 진료 및 실손보험 개편을 위한 가격 통제 부분에 대해선 “가격(수가) 관리가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반대 의견이 상당하다”며 “연말까지 의료개혁특위에서 합리적·단계적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왼쪽)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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