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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가치가 3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여 만에 2배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순이익 50% 주주환원’을 추진한 데 이어, 이달 초 2026년 이후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주가가 힘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작년 4월 지주 출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고, 이달 들어 8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향후 메리츠금융 주가의 향방이다. 김 부회장은 장기적 청사진 대신 3년 중기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과 올해의 경우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 부양에 성공했지만, 내년 이후의 주가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이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와 보험업계 경쟁 과열로,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실적 성장세가 최근처럼 가파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35만주의 가치는 이날 기준 285억원이다. 메리츠금융이 통합 지주사로 유가증권시장에 거래를 시작한 작년 4월 말 대비 지분 가치가 90% 이상 상승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작년 4월과 10월에 걸쳐 총 5만6853주를 사들이며 보유주식 수를 총 35만주로 확대했다.
김 부회장의 실적·주주환원에 대한 자신감이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메리츠금융의 종가는 8만1500원으로, 지난 1일 대비 5%가량 올랐다. KRX보험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폭이 0.9%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4일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번 발표안의 핵심은 ‘당기순이익의 50% 주주환원’과 ‘2026년 이후 계획’ 두 가지로 요약된다. 특히 2026년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자본배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목표주가도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의 목표주가는 지난 14일 기준 10만5833원으로, 3개월 전(9만9000원) 대비 7% 상향됐다.
지난 3월 발표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반영됐다. 올 하반기 메리츠금융의 매입·소각 자사주 규모가 2400억원까지 이뤄지면 주주가치 제고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년 900만주 이상의 주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주당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성장세다. 보험업계 영업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IFRS17(새 회계제도) 관련 규제를 논의하고 있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중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의 회계인식과 관련한 제도개선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험회계제도 공동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메리츠화재의 실적과 관련된 주요한 제도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장기보험 비중이 높은 메리츠화재의 불확실성이 다소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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