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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역대 최저 타율 수준 기록하며 투고타저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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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역대 최고 수준의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며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MLB는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 16일(한국시간)까지 1968년 이후 최저치의 리그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투수들의 구속은 역대 최고 수준을 찍으며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MLB 전체 타율은 0.243으로 1968년(0.23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900년 이후 올해보다 리그 타율이 낮았던 때는 1908년(0.239), 1967년(0.242), 1968년(0.237) 세 차례 시즌뿐이다. 이러한 타고투저 현상은 2010년대부터 더욱 짙어지기 시작했으며, 2000~2009년 동안 MLB 타율이 매년 0.260을 넘었으나 2010년 0.257로 하락했다. 이후 2018년에는 0.248을 기록하며 1972년 이후 처음으로 0.250대가 무너졌고, 2022년엔 0.243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 전반기에도 다시 0.243의 리그 타율을 기록하며 투고타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MLB는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인위적인 조처를 도입했다. 2023년에는 투수들의 투구 간격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을 도입하고 수비 시프트를 금지했으며, 베이스 크기까지 늘리는 등 타자들에게 유리한 규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리그 타율은 여전히 최저치를 맴돌고 있다.

투고타저 현상은 비단 빅리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마이너리그 타율 역시 0.243으로 최저치에 근접했다. 미국프로야구의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투수들의 수준이 최근 비약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들의 구속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올 시즌 MLB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4.2마일(151.6㎞)로 2008년 91.1마일(146.6㎞)보다 무려 3.1마일(5㎞)이 빨라졌다. 리그에서 나온 100마일(160.9㎞) 이상의 공은 2008년 214개에서 지난해 3천880개로 폭증했다.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나온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는 무려 461개에 달한다.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 때는 100마일 이상의 공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흔한 공이 됐다”고 말했다. 직구 구속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AP통신은 “슬라이더, 스위퍼, 슬러브의 회전수는 2015년 1분당 2천106회에서 올해 2천475회로 증가했고, 사용 비율은 10.9%에서 22.5%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투수들의 직구 구속이 빨라지고, 변화구 회전수가 증가했으며, 투구 래퍼토리가 더욱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MLB 투수들이 타자들보다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스포츠 과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많은 구단은 투수들을 위한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가령 다저스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을 고용해 각종 정보를 분석한 뒤 이 내용을 투수들에게 전달하고 있고, 뉴욕 양키스는 아예 투구 연구소를 만들어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투고타저 현상으로 MLB 사무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수들이 강세를 보이면 경기 시간은 줄일 수 있으나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아 야구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지난 5월 “리그 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 AP, USA투데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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